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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분 숲해설(10.5.일.숲속의 제왕으로서 삶의 시작)...

황승현 | 2014.10.06 21:26 | 조회 3537

1. 숲속의 제왕의 삶치고는...
시작이 미미합니다...

열매는 겨울을 나기 전에 씨앗을 틔우지만 어미는 모든 것을 미리 정해두었다...
지상에서 겨울을 보내지 않고 지하에서 겨울을 나게 하는 것이다...
추운 겨울, 아예 지상으로는 아무것도 내지않는 것이다...
어미는 연한 떡잎조직이 지상으로 나갈 필요조차 없이 튼튼한 껍질로 무장된 떡잎으로 겨울을 나도록 배려한 것이다...

2. 작년에 떨어진 도토리...
그 커다란 도토리에서...
겨울이 오기전에 뿌리를 내어 땅속에 깊게 터를 잡아...
겨울을 나고...
올해...
뿌리에 대한 믿음으로...
그리고 껍질안의 떡잎의 후원으로...
싹을 내어 가느다란 줄기를 내었습니다...

3. 어미나무로 부터...
3m남짓...
주변의 우람한 나무들이...
숨조이듯...
하늘을 막고...
경사지의 얇은 흙이...
위태위태하지만...
하늘을 향한 열정으로...
올곧은 줄기와 함께 의지의 잎사귀를 피워냈습니다...
그리고...
숲속의 제왕으로 커갈 1000년의 꿈을 꿉니다...
어떠한 시련이 있더라도...

4. 열매가 앞으로 살아갈 밑천으로 가지고 있는 것이란 어미가 껍질속에 채워준 탄수화물 덩어리뿐이다...
너나 할 것 없이 똑같은 양의 떫고 딱딱한 물질이 삶의 밑천이다...
하지만 열매들은 정작 그 속에 작게 포개진 위대한 생명력에 대해서는 아직 깨닫지 못하고 있다...
그 작은 뱃속에 얼마나 많은 정보가, 얼마나 무궁한 역사가 압축되어 있는지 아직 모른다...
곧 이 위대한 유산은 열매의 생을 지배할 것이다...

제일 먼저 뿌리가 껍질의 틈을 비집고 조심스레 생의 첫무대, 흙 속으로 뻗어나온다...
어린 뿌리가 나온 후 열매는 다시 조용하다...
제법 긴 시간이다...
뿌리를 내는 일이 힘겨웠던 모양이다...

5. 신갈나무 잎사귀...
그리고 도토리 깍정이(각두)...
깍정이가 너덜너덜하게 털이 많이 난 것은...
참나무 6형제중 상수리, 굴참, 떨갈나무뿐이라고...

6. '큰눈물버섯'인가요?...
손톱크기만한 갓...

7. '부전나비'는...
보면 볼수록...
귀엽고 앙증맞습니다...




도토리의 비산...
어린 신갈나무의 박해사...


일생 단 한번의 경험...

그러나 열매여! 굴리는 바람을 미워하지도, 경사진 구릉을 미워하지도 말 일이다...

오직 이 순간만이 몸을 움직일 수 있는 기회라는 것을 열매는 알지 못하는 것이다...
이렇게라도 이동하는 것이 생에 두 번 다시 올 수 없는 자유라는 것을 열매는 아직 알지 못한다...

동물들이 움직이는 이유는 오직 두 가지뿐이다...
먹이를 찾을 때와 적으로 부터 몸을 피할 때...
결국 움직이는 자유란 혹 삶에 대한 처절한 몸부림인지도 모른다...

빛으로 물로 공기로 자신을 부양할 수 있는데 움직임이 무슨 필요가 있는가...

열매가 앞으로 살아갈 밑천으로 가지고 있는 것이란 어미가 껍질속에 채워준 탄수화물 덩어리뿐이다...
너나 할 것 없이 똑같은 양의 떫고 딱딱한 물질이 삶의 밑천이다...
하지만 열매들은 정작 그 속에 작게 포개진 위대한 생명력에 대해서는 아직 깨닫지 못하고 있다...
그 작은 뱃속에 얼마나 많은 정보가, 얼마나 무궁한 역사가 압축되어 있는지 아직 모른다...
곧 이 위대한 유산은 열매의 생을 지배할 것이다...

어미라고 해서 그리 넉넉한 형편도 아니었으며 이미 어미의 몸뚱이에는 어미와 한몸으로 자랄 또 다른 식구들인 새눈이 가지 끝마디에 달려 있지 안았던가...


변화의 징조...

빛과 물, 이는 씨앗이 삭을 틔우는데 기본적인 요건이다...
물은 종자의 껍질을 부드럽게 해주고 빛은 양분을 녹여낸다...

어린싹 속으로 들어온 양분은 억제할 수 없는 에너지로 변환되어 눈을 뿌리와 잎으로 변신시킨다...

제일 큰 믿음이자 안식이었던 껍질이 갈라지면서 드디어 세상밖으로 나오려는 순간이다...

이렇게 나무는 처음부터 부모의 보살핌 없이 혼자서 생을 깨운다...
열매로서는 단 한번의 기회밖에 허용되지 않는다...

씨앗을 만들었다고 해서 무조건 싹을 틔우는 것은 매우 위험하다...
우리나라와 같이 가을이 오고 겨울이 오는 온대지역에서 이는 대단히 큰 모험이 아닐 수 없다...


겨울잠을 포기하는 열매...

제일 먼저 뿌리가 껍질의 틈을 비집고 조심스레 생의 첫무대, 흙 속으로 뻗어나온다...
어린 뿌리가 나온 후 열매는 다시 조용하다...
제법 긴 시간이다...
뿌리를 내는 일이 힘겨웠던 모양이다...

열매의 떡잎은 끝내 열매를 뚫지 않는다...
도토리의 열매는 그 자체로서 하나의 큰 양분이자 믿음직한 떡잎이었던 것이다...
다른 식물들이 나름대로 생겨먹은 떡잎을 따로 가는 것에 비해 신갈나무는 별스런 떡잎을 만들지 않는다...
아니, 어쩌면 별스럽지 못한 열매형 떡잎 자체가 대단히 별스러운 것인지도 모른다...
하나의 작은 뿌리는 아주 비밀스럽게 열매인 듯한 떡잎을 부양하는 것이다...

봄에 일제히 땅위로 돋아나는 다른 나무의 떡잎들과 달리 신갈나무의 떡잎은 땅속에서 보내도록 명령되어진 것이다...

그러면 신갈나무가 그 값싼 떡잎조차 만들지 않는 것은 무슨 의미인가...
그렇다...
열매는 겨울을 나기 전에 씨앗을 틔우지만 어미는 모든 것을 미리 정해두었다...
지상에서 겨울을 보내지 않고 지하에서 겨울을 나게 하는 것이다...
추운 겨울, 아예 지상으로는 아무것도 내지않는 것이다...
어미는 연한 떡잎조직이 지상으로 나갈 필요조차 없이 튼튼한 껍질로 무장된 떡잎으로 겨울을 나도록 배려한 것이다...

만일 이런 적지에 떡잎같이 연한 잎이 자란다면 얼마나 위험한 일인가...
그러니 열매는 떡잎을 만들지 않는다...


생존의 불확실성...

어미에서 떨어져나온 종자 수의 백 분의 일도 못 되는 종자만이 겨우 자리를 잡고 싹을 틔울 수 있다...

신갈나무의 떡잎 아닌 떡잎은 낙엽 속에서 비교적 안전하게 겨울을 보내면서 봄을 준비한다...

그러나 운명의 신이 어린 열매를 도왔는지 다행히 뿌리가 흙에 닿아 있고 낙엽층이 머리를 덮고 있다...
열매의 어린 몸뚱아리는 이렇게 겨울을 보낸다...

열매에 다름 아닌 신갈나무 열매떡잎은 자신이 해야 할 임무를 정확하게 알고 있다...
비록 번듯한 잎으로서 완전한 생을 보장받지는 못했지만 싹이 나무로 자라느냐 마느냐는 떡잎에 달려있다...

떡잎이 충실할수록 싹은 올곧게 자랄 확률이 높아진다...
종자속의 양분이 떡잎과 뿌리를 위한 것이면 떡잎은 앞으로 나올 본잎과 나무의 미래를 책임지고 있는 것이다...

떡잎도 나무를 성장시키는 많은 조연들 중의 하나이다...
얼어있는 흙 속에서 찬 물기를 뽑아내고 겨울의 빛으로 미래의 주연을 키우기 위한 준비를 진행시키는 것이다...


차윤정, 전승훈 저 '신갈나무 투쟁기'중에서...



http://blog.daum.net/hwangsh61/241
신갈나무 새싹...
http://blog.daum.net/hwangsh61/13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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