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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나들이(8.3.일.1박2일)...

황승현 | 2014.08.04 18:37 | 조회 3191

1. 막바지...
장마비가 내리고 난 아침에...

2. 들녁으로...
산책가는 길...

3. 박주가리 꽃이 한창입니다...
꽃다발 아래부터 꽃이 피어나는군요...

4. 박주가리의 끈끈한 하얀 진액느낌처럼...
조그만 꽃모양도 끈적스러워 보입니다...

5. 이사한 서울 여동생집 벽에 걸린...
종이로 직접만들었다는 '은방울꽃'...

6. 잎사귀의 모양내기...
꽃모양은 돌돌말린 종이로...
너무 앙증맞습니다...
솜씨가 대단하군요...
만들기에 응용해봐야겠네요...
꽃은 졸참나무 도토리를 하얗게 칠하여...

7. 어디에 살든지..
복숭아 나무...
감나무는 필히 심어야겠다는 생각입니다...
복숭아!...
이 여름에...
얼마나 효자노릇을 하는지요...




서울 올라가기 몇일전부터...
깻잎따다 한장한장 씻어서 양념장 바르고 살작 데쳐, 장아치 만드시고...
텃밭에 수시로 올라가셔서...
오이, 호박, 가지, 토마토 따다 냉장고에 보관하시며...
전날에는...
새벽부터 복숭아를 따서 실한 것만 골라...
두상자를 만드셨습니다...

그리고 저녁나절...
저의 차량에...
미리 캐다놓은 감자싣고...
냉장고에 보관중인...
묵은 김치, 오이피클도 미리 실었지요...
한차 가득합니다...

서울출발 당일 아침...
이른 아침식사를 하시고...
가랑비기 내리는데...
쌀을 포함해, 이것저것...
또 실을 것을 챙겨내십니다...
비맞으며 싣다보니...
어머니와 언성이 높아졌지요...
"너는 성질이 아버지보다 더하다~ 못됐구나!"...

마음상해서...
어머니와 둘이서...
복숭아 향이 가득한 차안...
냉냉한 분위기로 출발했습니다...

30여분을 조용히 운전하는데...
"이른 아침이라 고속도로에 차량이 한산하구나!"...
"........."...
"비온뒤라 공기도 맑고, 저멀리 산자락이 보기좋네~"...
"........."...

서울에 접어들어...
천호대교를 건너...
한남동, 용산, 마포를 경유하는 강변도로...
내려다보이는 한강...
강주변...
강북과 강남에 즐비한 고층건물들...
역동하는 서울의 모습...
고등학교까지 서울에서 공부하며...
그리고 군복무중...
간혹 명절때 들리던 그 서울...
모처럼 가슴이 설레이더군요...

"올해 가문 장마라, 한강물이 불어나질 안았네. 저것 봐라!
내 서울 흑석동 살 때는 장마때마다 물난리로 고생했지만,
큰물이 한번 지나가야 강물이 깨끗해지는데~"...
"........."...
"강변을 바라보는 이런 집들은 수십억씩할꺼다!"...
"........."...
"그 때는 여의도에 63빌딩과 쌍둥이 빌딩뿐이었는데,
높은 건물이 많이 들어섰구나!"...
"........."...
"나는 사람많은 서울이 좋더라~ 50여년을 살았어도 또 살고싶은데,
이 나이에 시골내려갔으니, 이제 거기서 죽어야지~"...
"........."...

어머니의 지난 서울생활 말씀을 듣다보니
10시경...
서교동 딸들 자취집에 도착했습니다...
할머니의 잔소리가 시작됐지요...
"이게 뭐냐? 좀 치우고 살아야지~"...
"할머니! 잘 치우고 살아요~ 그대로 두세요!"...
"냉장고에 이게 다 뭐냐? 더 넣을 수가 없구나~
큰일났네 가져온 밑반찬을 어떻게 넣는담~"...

그렇게 1시간여를 가져온 밑반찬이며 과일들...
이곳저곳에 챙겨넣으시고 나서야...
자리를 펴시고 쉬십니다...
애교있는 둘째가 할머니 안마를 해주네요...
"취직준비는 제대로 하고 있는거냐? 졸업전에 미리미리 준비해라!"...
"열심히 공부하고 있어요!"...
"너는 직장 잘 다니고 있고? 살좀 빼거라!"...
"할머니 살 얘기는 하지 말아요! 운동많이 하고 있어요~"...
할머니옆으로 누워서 두런두런 이야기를 합니다...

이른 점심을 해서...
할머니가 가져오신 밑반을 차려...
손바닥반한 상에 둘러앉아 맛나게들 먹었지요...

오후...
한참을 쉬시고...
여동생에게 전화를 하십니다...
"나 여기 서교동이다. 집에서 밥해먹자구나! 나는 나가서 먹지않는다~"...
동생과 한참을 실랑이 하시네요...
어머니 생신차 겸사겸사 올라오신 것인데...

늦은 오후...
애들 고모네 집에 함께 가자고...
딸들과 함께 나섰지요...
차량이 많이 밀리는 송파 롯데월드를 경유하는데...
"여기 쌍둥이 호수, 석천호수에 운동삼아 자주 왔었단다.
할아버지와 올림픽 공원으로 산책도 자주 갔었지~"...
송파집 세주고 시골 전원주택으로 내려오시기전 이야기를 하고 계십니다...
"할머니는 서울이 좋단다~"...
추억에 잠겨 말씀하시네요...

여동생집에 도착했습니다...
일산 커다란 아파트에 살다, 송파 문정동 빌라로 이사를 했다네요...
여기저기를 둘러보시고...
여기서도 어머니의 잔소리가 시작됩니다...

그리고...
저녁을 집에서 먹느냐, 나가서 먹느냐가지고...
입씨름 하시다...
여동생이 이사한다고 힘들어, 나가서 먹자고 하니...
마지못해 따라나서셨지요...

맛난 고기집...
어머니 생신, 앞서 축하하며...
맛나게 먹었습니다...
매제와 소주를 곁들여...

딸들 보내고...
집에 들어와 매제와 술한잔을 더했습니다...
동생집에 처음왔는데...
술한잔 더 아니할 수 없겠지요...

다음날...
거실에서 어머니 말씀하시는 소리를 듣고...
쓰린 속을 달래며 일어났습니다...
여동생이 얼큰하게 끓여내온 된장찌게...
맛났습니다...

아침식사를 하시고...
어머니 살아오신 이야기로...
한참을 이야기하시더군요...
'모든 어머니는 훌륭한신 이야기꾼이십니다.'...

아버님 식사도 걱정되신다고...
일찍 일어났지요...
경우바르고 상냥한 조카들...
'잘 컸구나'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엊저녁...
매제와 술한잔 더하며...
여동생 흉을 봤나본데...
내려오는 동안 어머니께서 한말씀 하십니다...
"너하고는 다시는 함께 다니지 않아야겠다.
매제앞에서 동생흉은 왜 보냐?"...
"우리 여동생 훌륭하잖아요!
애들도 잘 키우고, 남편뒷바라지 잘하고, 살림 잘 하고~"...
"그런데 왜 흉을 봐?"...
"매제앞에서 동생칭찬을 어떻게 해요!"...

1시간여 중부고속도로를 내려오는데...
상큼한 공기가 좋았습니다...

어머니의 이야기는 계속됩니다...
"이모가 가까이 사니, 서울 올라와서는 이제 딸네미집에서 자야겠다."...
"........."...
"세째 이모부가 살아계셨으면 니 아버지가 그렇게 적적하지 않았을텐데~"...
"........."...
"고향 삼척으로 함께 여행도 데려가고, 살갑게 대해서 정이 듬뿍들었는데,
너무 일찍 죽어서, 내가 많이 울었단다. 친구같고, 동생남편이라~"...
"........."...

서울 송파집 이야기를 하십니다...
"31년을 살아온 집인데...
집도 낡았고, 이제 나도 늙어서 집관수 못하겠다...
손녀들 비좁은데서 고생하는 것도 가슴에 맺히고...
집팔아서 전세라고 얻어줘야겠다."...
"........."...
"그 집이 나하고 인연이 맞아서, 너희 3남매 시집장가 보냈고,
살림 불어났으니 터가 좋은 곳이란다.
할아버지, 할머니 천수를 누리시고 그집에서 돌아가셨으니, 더더욱~"
"........."...

어머니 이야기를 들어가며...
자서전을 써드려야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어머니 제가 자서전 써드릴께, 얼마주실래요?"...
농담을 했지요...

점심전에 시골집에 도착했습니다...
촉촉히 비가 내리네요...
아버님의 무덤덤한 표정...
생각보다 일찍 내려와 반가운 표정은 없으시고...

1박2일...
어머니와의 서울 나들이...
많은 생각을 하게 합니다...
'어른 노릇하기 쉽지 않구나!'...

어머니께 드린 생신 용돈이 제 딸들에게 가고...
제가 조카들에게 용돈을 주니, 여동생이 제 딸들에게 용돈을 주더군요...
'돈은 돌고도는 것인가요?'...



P.S.
생도 4학년 때...
원양항해 3개월을 마치고...
서울 흑석동집에 갔는데...
다른 사람이 살고 있더랬지요...
얼마나 당황했는지...
그래서 가까운 외할아버지집에 찾아갔는데...
"너희 엄마 송파로 이사했단다."...
그래서 주소를 가지고, 버스타고 물어물어...
호박밭 지나고 웅덩이 지나 찾아갔던 기억이 나는군요...
그때는 들판에 덩그러니 2층집 몇채가 다였는데...
이제는 아파트에, 빌라에, 롯데 월드까지...
천지가 개벽을 했더군요...
'영원한 것은 없다는, 변하지 않는 것은 없다'는 생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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