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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원일기(7.1.화.경기도 이천시 율면)...

황승현 | 2014.07.01 11:23 | 조회 3635

1. 짝짓기하는 장수허리노린재...
더듬이 색깔이 붉은 색이네요...
곤충의 더듬이는...
후각, 촉각, 균형감각을 느끼는 안테나라고 합니다...

2. 화사한 패랭이꽃...
꽃잎은 다섯장, 수술은 10개, 암술은 2개...
카네이션꽃은 이 패랭이꽃을 개량한 꽃이라고...
'패랭이'는 그 옛날 서민들이 쓰고 다니던 모자를 이르는 말이랍니다...

3. 은행나무...
논뚝에서 나무의 기상을 마음껏 펼치며 살고 있군요...
풍부한 일조량, 풍부한 물, 풍부한 공간...
행복한 나무입니다...

4. 물레나물꽃...
다섯 장의 노란 꽃잎이 길쭉하고 약간 비뚤어져 있어 얼핏 보면 실을 잣는 물레처럼 생겼다고...
요즘은 선풍기 날개나 바람개비처럼 생겼다고 해야 맞겠지요...

5. 중국청남색잎벌레...
우리나라 토종 딱정벌레...
박주가리 잎을 먹고 사는데...
박주가리에서 나오는 하얀 진액에 내성이 있어서 먹고도 크게 지장이 없다고...
다른 곤충들이 이 진액을 먹으면 환각증세를 보인답니다...
녀석은 잎맥에 흠집을 내어 진액을 흘려보내고 먹지요...

6. 메꽃...
우리나라 토종, 다년생...
우리가 아는 나팔꽃은 색깔이 보라색 계통으로 1년생이고 외래종(인도)...
작은 개미가 찾아왔군요...

7. 석잠풀꽃...
뿌리가 누에가 세번잠을 잔 모양처럼 생겼다고 석잠이라고...
꽃의 아래턱은 곤충을 위한 착륙장...
꽃속의 문양은 활주로 역할을 한답니다...
곤충을 위한 배려라면 배려...
꽃과 곤충과의 관계는 1억 5000만년의 관계...
서로 공진화했다고 보아야겠지요...

8. 능소화꽃...
너무 덥고 가물어서 그런지...
예전처럼 흐드러지게 피지를 못했습니다...
아침나절이면 나비들, 특히 제비나비가 꿀을 찾아 날아옵니다...

9. 능화소꽃...
꽃은 식물의 '생식기'...
묘하고 아름다움의 극치입니다...

10. 이 가뭄에도...
호박은 커가고 있지요...
탈없이 잘 크라고...
어머니께서 받침대를 해주셨지요...
잘 익으라고 가끔 돌려누여주시곤 합니다...

11. 무슨 꽃일까요?...
아기 손바닥크기...
쭈글쭈글 밋밋한 모양으로 특징적인 것이 별로 없지만...
그래도 꽃은 꽃이지요...
수세미꽃입니다...
가을에 수세미가 주렁주렁 달려야...
배, 질경이, 꽈리 넣고 달여서 드실텐데요...
기관지에 좋답니다...

12. 푸르름으로 가득한 아랫마당...




아직 여름초입인데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고...
장마는 멀었는지 농촌에 가뭄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시골집에 도착해보니...
뚝이며 산자락에 잡풀 우거지고...
밭장물은 타들어가 호박이며 오이, 토마토 줄기가 시들시들하네요...

더위에 지치셨는지 아버님께서 평상대에서 낮잠을 주무시고 계십니다...
반가워하는 미남이(잘생긴 개) 짖는 소리에 일어나시기에 사온 아이스크림을 드렸지요...
"나 이런거 안먹는다"...
"더운데 드셔요"...
"엄마 서울 간 것 아냐? 전화했더냐?"...
"서울 가셨어요?"...
"얘들 만나고 있는 모양이다"...

점심때...
아버님은 당숙과 밖에서 드신다고 나가시고...
텃밭 상추, 고추, 오이를 따다가 밥을 물에 말아 고추장에 찍어 맛나게 먹었습니다...

그렇게 더운 낮을 보내고...
저녁을 차려야 했지요...
아버님과 불편한 식사자리...
서로 말이 없습니다...

아버님께서 휴대폰 전화를 받으시네요...
"몇시 차라고?"...
서울가신 어머니께서 내려오실 모양이십니다...
"저 왔다고 전화하셨어요?"...
"아니~ 얘들 만나고 지금 동서울 터미널이란다"...

저녁나절...
아버님께서 위아래 마당 잔디도 타들어가니 호스로 물을 주시네요...
저를 보시며 소리치십니다...
"일죽 터미널에 6시 40분에 도착한단다. 전기밥솥에 밥들여 놓고, 마중나가거라"...
"예~"...

터미널가는 길...
푸르른 들녁, 풍광은 풍요로운데 논에도 물이 말라갑니다...
그래도 벼가 쑥쑥 자라고 있네요...

어머니를 모시고 돌아오는 길...
"서울집 옥상에서 물이 세어 2층집 천장이 누렇게 됐다기에
전에 평상대에 둘러치던 비닐카바를 가지고 올라가 옥상에 깔아주고 왔다"...
"그 무거운 것을 어떻게 가지고 가셨어요?"...
"버스 두번타고 동네가서는 너무 힘들어 택시를 탔다. 3천원 달라데~"...
"........."...
"날은 더워 땀은 비오듯하고, 늙으니 힘을 쓸수가 있나, 옥상에 올린다고 고생좀 했다"
"........."...
"오래된 집이라 더 이상 집관리 못하겠다. 내년에 팔아서 아파트를 사던지 해야지, 원~"...
"........."...
저는 뭐하고 있었으며...
아버님은 뭐하셨는지 하는 생각이 듭니다...

"얘들 볼꺼라고 마포가서 합정역에서 얘들 만나 먹거리 챙겨주고 용돈주고 내려왔다.
자고 가라는데 답답하고 해서 그냥내려왔지"...
"........."...
"서울집 전세 빼내어 얘들 들어오게 했으면 좋겠는데, 1억넘는 돈이 어디있냐?"...
"........."...
"은정이는 월드컵인가 뭔가 때문에 아침 방송없어서 일요일까지 휴가라 영어공부한다네,
은영이는 졸업반이라 얼른 취직하라고 잔소리좀 하고 왔다. 알바하지말고 취직준비하라고 용돈 넉넉히 주거라"...
"........."...
"언제 왔냐? 점심은 어떻게 하고? 저녁은 먹었냐?"...
"아버님은 점심, 당숙하고 나가서 드셨어요"...
"뭐라고? 집에 밥에 반찬 다 있는데 왜 나가서 드시냐?"...
"........."...
"지난번 당숙내외가 와서 그러더라 '아이고 형님 평상대 새로 해놓으셔서 좋네요. 고기있으면 내오셔,
고기구워먹게요'하길래, 나중에 상추며 푸성귀 나오면, 했더니, 그래 밥사주러나갔구먼"...
"........."...

집안에 어른이 되시니...
고모네, 작은 아버님네, 당숙네...
매실나왔다고 잘 따서 포장해 택배로 부쳐주시고, 농사지으시는 가까운 당숙네도...
이것저것 맛보라고 챙겨주십니다...
하물며 50여년 서울생활하시며 사귀신 친구들이며 전세사는 사람들 챙겨줄거라고,
이번에도 오이며 호박을 챙겨올라가셨다네요...

잘 해주실 땐 잘 해주셔도 서운한 일이 있으시면 눈물 쏙 나오게 혼지검을 내시지요...
어머니 형제 9남매, 엄하신 큰외삼촌께서도 어머니께는 함부로 못하십니다...
그러다보니 아래 동생분들이 모든 집안 의논을 어머니와 하시지요...
동생분들에게 존중받고 집안에서 대접받으시는데...
어머니께서 남다른 배려와 덕을 배풀고, 경우에 바른 말과 행동으로 몸소 보여주시려니...
어머니 삶이 많이 번잡하시고 힘드십니다...

늙으신 어머니께서 서울집 관리에, 손녀들 건사까지...
당신께서 직접하셔야 직성이 풀리시니, 어찌하겠습니까...
그 무거운 짐 이고 들고 올라가셨을 것을 생각하니 마음이 아픕니다...

저녁을 혼자 챙겨드시고...
소파에서 TV 연속극을 보시다 주무십니다...
선풍기는 혼자서 돌아가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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