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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빠! 혼자서도 잘 사시네...

황승현 | 2014.04.02 08:52 | 조회 2715

1. 큰 외삼촌댁에 토마토를 전해드리러 오셨다가...
집옆 외할아버지, 할머니 묘소를 둘러보시는 어머니...
"우리 아버니, 어머니 불쌍도 하시지. 힘들게 9남매 키워놓았으면 뭐하나. 제삿상 차려주는 자식들이 없으니 원~"...

2. 외삼촌댁 초입에...
자목련이 소담스럽게 피어나고 있습니다...
"백목련이라고 해서 사다 심었는데, 자목련이더라구"...

3. 예쁜 정자와 아담한 연못...
큰 외숙모를 위해 만드신 것인데...
혼자 되신지 2년째입니다...
봄되니 꽃은 어김없이 피어나는군요...

4. 마당에서...
큰 외삼촌과 어머니께서 두런두런 이야기 하시네요...
자식들 이야기겠지요...

5. 거실의 커다란 바나나 나무...
혼자서도 참 잘 키우셨네요...




저녁을 먹고...
둘째 외삼촌이 두고 가신 토마토를 전해드리려...
어머니와 큰 외삼촌댁을 다녀왔습니다...

차량으로 5분거리...
어머니 고향이시고, 제 고향이지요...
산넘어는 아버님 고향이시고...

잔디밭에서 꽃모종을 파다가 화분에 옮겨심으시던 외삼촌...
혼자되신지 벌써 2년째십니다...
"오빠! 계셨네. 저녁은 드셨어요?"...

잔디밭옆 연못도 돌아보시고...
그옆 외할아버지, 할머니묘소도 돌아보시고...
건너편 비닐하우스 마늘도 돌아보시더니...
"마늘 잘 키웠구나"...
"........."...
"우리 아버지, 어머니 불쌍도 하시지. 자식이 9남매면 뭐하냐? 제삿상 하나 차려드리는 자식도 없으니"...

마당에서 큰 외삼촌과 자목련 이야기도 하시고...
자식들 이야기도 하시다가...
"동생! 들어가서 딸기라도 먹고 가"...
"왠 딸기여요?"...
"엊그제 장에 가서 장보아왔지"...
"장도 보셔요?"...

거실에 들어서니...
벽에 단란했던 커다란 가족사진이 쓸쓸한 미소를 짓게 합니다...
2남1녀...
공부 제대로 시켜서, 시집장가 다 보내어...
첫째는 여행작가로 제주도에서 글을 쓰고 있고...
둘째는 미국 이민가 있고...
막내인 딸은 지난번 뒤늦은 출산하여 닥아오는 일요일이 백일이라고...
"동생! 은혜보러 같이 간다며?"...
"돌때나 갈께요"...
지나번 제게는...
"어렵게 얻은 아이, 낳는다고 고생했는데, 지 엄마도 없는데, 큰 고모가 되어 뭐해줄게 있냐?
병원에 있다고 하니 가서 미역국이라도 제대로 끓여주련다"하셨었지요...

거실에 커다란 바나나 나무...
탐스럽게 잘 자라고 있습니다...
딸기를 씻어 내오시네요...
"동생! 먹어봐. 맛있어"...
"오빠는 혼자서도 잘 사시네"...
"못살것도 없지. 적적해서 그렇지"...
"재주도 좋으셔~ 바나나 나무를 참 잘 키우셨네"...

두런두런 이야기 하십니다...
"어디 아프신데는 없어요?"...
"지난해 벌초하며 다친 손목이 아파서 병원도 가보고 침도 맞아봤는데, 병원이 더 났더라구"...
"그래요? 저는 한약방가서 침맞는 것이 더 났던데, 내일 또 침맞으러가요.
요즘은 허리가 아프고 무릎도 아프네요"...
"늙어서는 잘 먹어야 돼~ 고기도 먹고"...
"늙어서 아프면 서럽기만 해요. 살만큼 살았는데 죽어야지요"...
"좋은 세상, 아프지 말고 오래 살아야지. 뭔소리야?"...
"내몸 아프니, 사는게 서럽네요"...
"매제는 잘 있어?"...
"요즘 기운이 광풍을 해요. 젊어서 못먹고 못살 때, 지 아버지 입돌아간 이후에는,
없어도 해마다 보약도 해주고 개소주도 해줬는데, 그 덕을 보는지, 천년만년 살려는지,
좋은 것만 찾고 고기만 찾아요. 오래살면 자식들 고생하는 것도 모르고"...

한참을 이야기 하시다가...
"오빠! 갈께요. 연속극 할 시간이네. 오빠도 텔레지전 보고 재밌게 사셔요.
273번 돌리면 하루종일 음악방송해요"...
"귀가 어두우니 연속극도 반도 못 알아들어"...
"보청기를 끼시면 돼지요. 소리를 크게 하든지. 나도 집에서 소리 크게 하고 텔레비전 봐요"...

어두워져 어머니와 차를 타고 오는데...
마을의 600여년된 커다란 은행나무가 휑하니 보입니다...
아직 잎을 틔우지 않았네요...
얼마 안있어 잎사귀 무성하여 더운 여름날 시원한 그늘을 선사하겠지요...

우리네 부모님들의 그늘이 컸었는데...
언제까지 자식들의 그늘이 되시겠나 싶습니다...

연속극 보시는데...
텔레비전 소리가 크다는 느낌이 안드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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