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게시판

두가지 이야기...

황승현 | 2014.04.13 18:30 | 조회 2764

1. 장호원 한방병원에 관절 치료차 다니시는 어머니...
새로사신 어머니의 짝뚱 운동화입니다...
어머니의 삶은 '진국'인데 말입니다...
노란색 끈을 재미있게 묶으셨네요...

2. 먼저 신으셨던 운동화는...
밭일할 때 신으시지요...
무엇을 하나 사시면...
요리조리 쓰임새를 달리하여...
헤지고 바닥이 들어날 때까지 일용하십니다...

3. 아버님 친구 아들 상돈이가...
집앞 감자밭에 소똥부리러 오다 흘린 소똥을...
함께 주워 모아왔지요...
요즘 시골은 소똥냄새가 진동을 합니다...

4. 소똥을 이고가시는 어머니...
가을 걷이하고 돌아가시는 모습갔지요...
"얘야~ 사진 찍지말아라~"...

5. 아랫마당 화단...
꽃이 지고 있는 홍매화 나무 주변에...
수북히 쌓아서 삭히신답니다...
그 옆으로 왕둥굴레, 부추가 자라고 있군요...
상추도 싹을 틔우고...

6. 봄볕좋은 오후에는...
건너편 텃밭에서 파를 솎으십니다...
"파는 잘 됐는데, 양파는 비닐을 시원찮게 씌웠더니 죄다 얼어죽었는가 보다"...
"........."...
"모든 게, 다 정성이란다~"...

7. 그리고 수돗가에서 파를 다듬습니다...
어머니와 함께 파를 다듬으며...
이런저런 이야기를 듣지요...
"파 김치 해먹어도 되고, 데쳐서 초장에 찍어먹어도 된다고 그래라~"...




...이야기 하나(어머니 운동화)...

어머니의 운동화는 짝퉁입니다...
장호원 장에서 사오신 값싼 것이지요...
겉모양은 그럴 듯해보이지만...
어딘지 모르게 촌티가 납니다...

내 어머니 삶은 짝퉁아닌 진국의 삶이지요...
9남매의 맏언니, 큰누나로...
맏 며느리로...
3남매의 어머니로...

50년 넘는 세월...
까탈스럽고 인정머리 모자란 식구들 건사한다고...
늘 희생아닌 희생을 감수하며 살아오셨습니다...
당신 아닌 다른 사람은 짝퉁아닌 진품을 사입히고...
정성드려 맛난 음식 삼시세끼 따뜻하게 새로지어 먹이셨지요...

다 늙으셔 예전같지 않은 몸으로...
자식새끼들 이것저것 챙겨줄 것이라고...
텃밭에 일구고 거두고 하십니다...
시원찮은 관절로 절룩거리며...

제살기 바쁜 요즘세상...
찾아오는 이 없는 한적한 시골...
노곤한 하루를 보내시고 오늘도 텔레비 연속극을 벗삼다...
꾸벅꾸벅 졸고 계십니다...



...이야기 둘(소똥 주워 나르기)...

요즈음은 아침 산책하기가 부담스럽습니다...
농사철이 한창이니...
논이며 밭에 퇴비아닌 소똥을 내다가 부렸기 때문이지요...

현관을 나서며...
정겨운 새소리와는 다르게...
구수하지 않은 냄새에 익숙해져야 합니다...

산책길 내내...
여기저기 소똥 천지지요...
그렇게 냄새에 익숙해져서야 집에 도착합니다...

"큰애야~ 소똥 주으러가자~"...
아침을 먹고 식솔들 먹이주고 한숨 돌리고 나니...
어머니께서 또 부지런을 떠십니다...
'큰애 심심할까봐'...

아랫마당 밑 감자밭에...
소똥을 부리러 오던 아버님 친구 아들 상돈이...
트레일러가 기울어져 소똥을 오는 길목에 흘렸다고...
그거 주우러 가는 것이지요...
외발수레에 삽이며 통을 싣고서...

"곡식에는 이 소똥이 최고다 최고야"...
논뚝이며 바닥에 소똥이 수북합니다...
몇일 지났는지 꾸덕꾸덕하니 작업하기 편하네요...

"옛날 할아버지는 소변이 마려우시면 아무데나 안보시고
집에 오셔서 거름자리에 소변을 보셨단다"...

한참을 소똥을 모았지요...
외발수레가 수북하고 묵직하여 집으로 돌아갈 것이 걱정입니다...
"됐다! 그 정도면"...
그래도 어머니는 통하나에 소똥을 가득넣어 머리에 이고...
기우뚱하게 어렵게 외발수레와 씨름하며 가는 제 뒤를 따라오십니다...

잠시 쉬면서 뒤에서 사진을 찍어 드렸지요...
"애야~ 별거 다 사진 찍는다. 찍지마라~"...
영락없는 '가을걷이'하고 돌아가는 모습입니다...
소똥냄새가 구수하군요...

저 개나리 진달래에도 소똥냄새가 날까요?...
웃음이 나옵니다...



퇴비 45포 쌓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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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추 모종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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