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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창한 봄날, 어머니와 텃밭 일구기(3.16.일)...

황승현 | 2014.03.19 07:35 | 조회 2705

1. 어머니의 착각으로 너무 이른 점심을 먹고...
텃밭을 일구려고 계분(닭똥)을 실어서 옮깁니다...
냄새와 함께 묵직하네요...

2. 지난 가을, 고구마 캐고 남은 줄거리가 바싹말라...
아버님께서 불을 놓으십니다...
농사짓는 것이 힘에 부친다고...
그 밭에 올해는 호박을 심으신다고 구덩이를 파고..
계분을 듬뿍 넣으시고 흙으로 덮으십니다...

3. "큰 얘야~ 닭똥 더 실어와라."...
겨우내 모아둔 계분...
다섯 포대가 되네요...
발효가 되는지 냄새가 고약합니다...

4. 이 계분을 삽으로 퍼서 펼칩니다...
냄새가 진동을 하는군요...
이곳에는 토마토와 도라지를 심으신다네요...
기관지에 좋은 도라지, 호박...
아버님과 저를 위한 어머니의 작은 배려십니다...

5. 또 저쪽밭으로 이동하여...
파밭에 김을 매고 퇴비를 주고 고량을 치우십니다...
이쪽 비닐을 걷어낸 양파밭은 싹이 많이 안보여 속상해 하시네요...
"다른 집은 커다랗게 나와서 잘 자라던데..."...

6. 봄볕이 좋습니다...
산비둘기 울어데고...

7. 중간에 있는 참나물과 취나물밭...
이곳도 김을 매주고 퇴비를 듬뿍 줍니다...
"퇴비 더 주어라, 겨우내 움츠렸다 자라나오려면 기력이 필요하잖니..."...
어머니의 손길이 닿으면 모든 곡식들이 힘을 얻어 잘 자랍니다...
두런두런 곡식들과 말씀하시지요...
"기뜩도 하지 벌써 흙아래서 움이 트는구나."...

8. 텃밭 일 마무리 하시고...
아랫마당으로 이동하여 화초들에도 김을 매주고 퇴비를 줍니다...
"사진을 왜 그리 찍냐?"...
이 사진들이 어머니의 작은 역사가 되겠지요...

9. "큰 얘야~ 사과 내다가 깍아드려라."...
봄볓 받으며 맛난 사과를 함께 먹습니다...
이렇게 아름다운 봄날이...
제게로 왔습니다...




“점심들 먹어요, 큰 얘야~ 점심먹어라, 아버지 식사하시라 해라.”...
“어머니 11시도 안됐는데요.”...
“12시인데.”...
“10시 50분인데요.”...
“허~어~ 시계를 잘못봤구나, 어떻하냐? 떡국을 끓였는데, 어서와 먹어라”...

그렇게 아주 이른 점심을 먹었습니다...
오후에 텃밭일할 욕심에 일찍 식사준비를 하신 듯하네요...
전형적인 화창한 봄날...
참 좋습니다...
겨우내 모아두었던 닭똥(계분)을 텃밭으로 옮깁니다...
공포의 외발수레에 삽과 괭이를 싣고서...
묵직한 수레를 밀며 경사면을 올라가야 하네요...
지루한 겨울...
심심하셨던 아버님께서 먼저 아랫마당으로 내려와 장화를 챙겨신고...
앞선 채비를 하십니다...
“당신 일할 것 없으니 장화 벗어 큰 얘 줘요~”...

얼었던 땅이 녹으니...
푸석푸석합니다...
지난해 가을 걷어들인 고구마밭에 줄거리가 바싹 말랐군요...
어머니와 거리감을 두고 다른 일거리를 찾으시던 아버님...
궁금하셨던지 텃밭에 올라오셔서 고구마 줄거리에 불을 붙입니다...
저와 어머니는 호박심을 곳에 구덩이를 파고 계분을 넣어 흙을 덮었지요...
계분이 독하기 때문에 노지에서 삭혀야 된답니다...
커다란 구덩이를 다섯군데에...
농사짓는 것, 힘들어서 올해는 감자도 고구마도 심지않고...
일손이 덜 가는 호박을 심으신답니다...

다른 고랑...
겨울을 이겨낸 파릇파릇한 파가 잘 올라왔네요...
작은 고랑사이 사이 어머니는 익숙하게 김을 매시고...
저는 김맨 곳에 퇴비를 뿌려줍니다...
비닐로 보온시켜온 양파...
비닐을 걷어냈는데 싹이 많이 안보이네요...
“얼어 죽었나? 괜한 일했나?”...
“그래도 반은 싹이 나는데요.”...
"다른 집들은 벌써 커다랗게 올라왔던데..."...

다른 밭에는 계분을 펼쳐서 뿌렸습니다...
냄새가 많이 나는군요...
이곳에는 토마토와 도라지를 심으신답니다...
호박과 도라지...
모두 아버님과 저를 위한 농사지요...
기관지에 좋다고...

또 다른 고랑...
이곳은 취나물 고랑입니다...
풀들을 뽑아주고, 김도 매고...
퇴비를 듬뿍 뿌려주었지요...
어머니가 다시 뒷마무리를 하십니다...
어머니 손길이 닿으면 신기하게도 곡식들이 무럭무럭 자라지요...
가까운 날, 향긋한 취나물을 맛볼 수 있겠습니다...
벌써 싹이 움트고 있으니...

텃밭일을 마무리 하고 아랫마당으로 오셔서...
화단에도 김을 매십니다...
작약, 붓꽃, 초롱꽃, 미선나무, 영산홍 등...
여기서도 어머니를 따라다니며...
어머니께서 김을 매면, 저는 퇴비를 뿌려주고 흙을 덮지요...
모처럼 큰 아들과 함께 일을 하니 즐거우신 듯합니다...
한편 아버님은 아랫마당 뚝이 갈라진다고 긴 말뚝을 준비하여...
수십개의 말뚝을 박고 계시네요...
허리도 아프고 노곤한데, 모른척 할 수 없어, 곰배를 들고 거들었습니다...
깊은 땅속은 아직 녹지않았는지 잘 들어가지 않네요...

“큰 얘야~ 사과 내다가 깎아드려라.”...
따사한 오후...
일 뒷마무리를 하고 봄볓받으며 함께 맛좋은 사과를 먹습니다...
아름다운 봄날이...
이렇게 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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