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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에 마시는 조릿대 차...

황승현 | 2013.12.16 10:58 | 조회 2737

1. 지난 가을...
계룡산 동학사에서 갑사로 넘어가며...
만들어 본 '자연물 잠자리'...
등반객들이 많은 관심을 보여주셨지요...

2. 광고전단지로 만든 '나비'...
뒷쪽에 옷핀을 붙이면 브로찌가 된답니다...

3. 수업 교재 만들기...
물에 넣어 작게 된 예쁜 솔방울...
마땅한 병을 준비하고...

4. 병안에 쏙 넣어...
활짝 벌어지는데는 4시간여면 충분하지만...
몇일을 말립니다...

5. 훌륭한 솔방울 교재가 탄생하네요...

6. 2년전...
경북 봉화에서 보내온...
금강송 솔방울입니다...
꽃처럼 예쁘지요...

7. 최근 생각을 풍요롭게 해준 책...
'몬테크리스토 백작'(알렉상드르 뒤마/불란서/전5권)...
그리고...
암, 당뇨, 고혈압에 좋다는 조릿대 차...
맛이 담백하여 좋더군요...

8. 새벽에 일어나 문밖에 나가보니...
소복소복 눈이 내리고 있습니다...
차마시며 책읽기에 더 없이 좋네요...




요즈음 한가로이 책을 읽고 있습니다...
불란서 대표적 낭만주의 문학인 ‘몬테크리스토 백작(전5권)’(알렉상드르 뒤마)...
책읽다 곤하면 낮잠도 자고...
그러다 보니 낮과 밤이 바뀌었는지 새벽에 잠이 깨게 되는군요...

곤히들 자고 있는 침실을 나와...
간단히 세수를 하고 추운 날씨라 주섬주섬 옷을 껴입고...
이 별난세상 별일없나 현관문을 나서 통로 창문을 열고 밖을 내려다봅니다...
‘와~아~’ 하얀 눈이 내리고 있군요...
‘오늘은 겨울눈꽃 산행을 가야겠군’ 하는 생각이 듭니다...

이제 주방으로 가서 어제 끓여놓은 조릿대 차를 데워...
커다란 머그잔에 따라서...
책상으로 와, 노트북을 켜고...
‘몬테크리스토 백작’ 5권 집어서...
포근한 방석으로 무릎에 담요를 덮으며...
책상에 앉습니다...

그리고...
김이 모락모락 나는 담백하게 우러나온 ‘조릿대 차’를 마십니다...
‘무향 무미’...
속을 따뜻하고 편하게 해주는군요...
뻑뻑한 눈에 훈기도 쏘입니다...
이제...
독후감을 정리해야지요...


독자들은 왜 「몬체크리스토 백작」에 매혹되는가?...

빅토르 위고의 ‘레 미제라블’이 그러하듯이 뒤마의 ‘몬테크리스토 백작’은 그 시대가 낳은 작품이다...
뒤마는 파리 경찰의 기록 보관소에서 찾아낸 파란만장한 삶을 살다간 ‘프랑수아 피코’라는 실제 인물의 삶에 소재를 얻었다고 한다...

뒤마는 신문의 사회면 기삿거리나 될 법한 이 특이한 사건에서 소재를 얻어, 프랑스 혁명의 와중에 정치적 음모에 휘말린 한 청년의 사랑과 모험과 복수라는 대서사극, ‘몬테크리스토 백작’을 탄생시켰다...

그 극적인 탈바꿈이 독자들을 매혹시킨데는 다음과 같은 몇 가지 요소들이 작용한 것 같다...

화려한 상상력...
하나의 범죄사건을 이처럼 화려하게 탈바꿈시킬 수 있었던 것은 시대적 배경을 정치적 음모와 사회적 혼란이 팽배했던 프랑스 대혁명기에 연루시켰기에 가능했다...

당시 프랑스 시민들이 엄청난 변화속에서 아직 방향을 잡지 못하고 해방감만 분출시키고 있을 때 이 작품이 펼쳐내는 화려한 상상력은 얼마나 멋진 자극이었겠는가!

이제야 비로소 자유를 획득한 시민들은 상상력의 날개를 활짝 펴고 새로운 세상 어딘가에서 일어날지 모를 모험에 대한 기대감으로 행복해했다...
이제까지 모르고 있던 보물이 새로운 세상 어디엔가 숨겨져 있을지 모르며, 소설 속의 주인공처럼 행운의 여신만 만나는 날에는 예상치 못하던 극적 인생을 맞이하게 되리라...
어떤 미래가 다가올지 그 누가 알겠는가...

독자들의 상상은 부지불식간에 소설의 주인공이 되어 끝없이 찬란하게 펼쳐진다... 분명 몬테크리스토 백작이 된 에드몽 당테스는 그 시대, 아니 모든 시대 독자들의 꿈을 대리 이행하고 있는 것이다...

이국을 향한 동경...
뒤마는 소설의 첫 무대를 파리가 아닌 마르세유로 잡았다...
마르세유는 프랑스 남단의 항구도시로서 지중해에 접해 있다...
그리고 소설은 곧 지중해로 그 무대를 넓혀간다... 물론 대부분의 사건이 파리에서 일어나긴 하지만, 바다는 주인공의 삶을 극적으로 반전시키는 운명의 무대라고 볼 수 있다...


탈출과 자유의 획득이 모두 바다를 통해 이루어진다...
바다는 가능성임 동시에 불확실한 미래이다... 그 바다를 무대로 지중해 연안 출신의 인물들을 다수 등장시킴으로써 끊임없이 이국적인 상상을 불러일으킨다... 이러한 이국적인 정취는 당시 프랑스에서 작가와 예술가들뿐 아니라 일반 독자들까지도 매료시켰다...

지중해는 유럽과 동양의 문화가 만나는 지점이다... 게다가 1821년 그리스에서는 오스만 제국에 저항하는 혁명이 일어났고, 1830년에는 무역 안정화를 구실로 프랑스가 알제리를 점령하는 등 일련의 역사적 사건들로 인해, 당시 지중해는 유럽 사람들의 최대 관심사 중 하나였던 것이다...

‘몬테크리스토 백작’에는 이처럼 지중해를 사이에 두고 동양과 이탈리아, 그밖의 여러 나라의 이국적인 풍물들이 도처에 넘쳐난다... 그것은 독자들의 마음속에 동경과 함께 새로운 세계를 제시하는 매혹적인 그림이 된다...

추리 소설적인 묘미...
파라옹호 일등 항해사였던 주인공 에드몽 당테스는 자신을 시기하는 친구들의 모함으로 나폴레옹 탈출 기도와 연루되어 무시무시한 지하 감옥, 프랑스 남부 마르세유에 인접한 무인도 이프 성에 갇힌다... 십사 년간의 고통스런 감옥 생활 후 그는 그곳에서 만난 죄수 파리아 신부의 도움으로 극적인 탈출에 성공한다...

세상에 다시 모습을 드러낸 주인공은 신분을 감추고 마치 신의 대리인이라기도 한듯 자신의 적들에게 처벌을 가한다... 여기서 특기할 만한 뒤마만의 독창성은, 그가 몬테크리스토를 단순히 사사로이 복수하는 자로 그리고 있지 않다는 점이다... 악인들은 에드몽을 감옥에 보낸 죄만이 아니라 과거에 저지른 또 다른 죄가 드러나면서 파멸하게 된다...

한편 몬테크리스토는 진실을 밝힘으로서 악인을 벌하는 자, 즉 탐정으로서의 역할을 수행하는데 그 수법은 현대적 추리소설의 수법과 맥을 같이한다... 실마리를 추적하는 과정은 에드거 앨런 포의 작품(‘모르그 가의 살인 사건’, ‘병속의 수기’, ‘황금 풍뎅이’)과도 유사한 점이 많다... 이를테면 보물의 위치를 찾아내는 과정에서 파리아 신부가 보여주는 암호 해독방식이나 당테스의 분석 방법 등이 그러하다... 물론 파리아 신부가 셜록 홈즈와 같은 탐정이라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그의 분석력과 추리력에서 독자들은 명탐정의 면모를 엿볼 수 있다... 보물에 대한 망상에 사로잡혀 미친 사람 취급을 받던 신부가 일러준 대로 당테스가 어마어마한 보물을 찾아 그 실체를 눈앞에 들이댔을 때 독자들의 놀라움과 쾌감은 얼마나 강렬한 것인가!...

1829년에 보물을 찾아낸 당테스는 아버지와 메르세데스의 슬픈 소식을 들은 후, 선주 모렐에게 빌린 돈을 갚아 은혜에 보답하고 다시 9년간 자취를 감춘다... 그후 새롭게 등장한 ‘몬테크리스토 백작’이라는 인물은 의문으로 가득 찬 인물로서, 처음에 독자는 그가 사용한 ‘신드바드’라는 가명을 통해 당테스와 동일 인물일 것이라고 추측만 할 수 있을 뿐이다...

몬테크리스토 백작은 음울한 성격에다 감정을 겉으로 드러내지 않는 냉정한 인물로 설정되어 있다... 뚜렸한 과거나 신분도 없이, 정해진 역할을 뛰어넘어서 윌모어 경, 부소니 신부 등으로 신속하게 탈바꿈하여 정의와 복수를 실행하는 이 유령같은 인물은 당시 프랑스에서 유행하던 낭만주의적 인물, 바이런이나 돈 후안, 뱀파이어 등의 특성을 한데 모은 듯하여 사람들에게 매우 멋진 인물로 부각되었다...

한마디로 ‘몬테크리스토 백작’에는 그 시대 독자들이 요구하던 모든 낭만주의적 요소가 집약되어 있다... 뒤마는 대중적인 극장 문화에 기반하여 역사와 현실을 소재로 한 낭만주의적 이야기를 극적으로 구성해 냄으로써, 점점 수가 늘어나던 일반 독자들을 매료시킬 수 있었던 것이다...

마르세유 앞바다에 보이는 작은 섬에는 ‘몬테크리스토 백작’의 주인공 에드몽 당테스가 갇혀 있었다는 감옥 이프 성이 깍아지른 듯한 벼랑 위에 서 있다... 그리고 그 성(감옥) 안에는 당테스가 갇혀 있던 토굴과 파리아 신부의 토굴, 그리고 두 사람이 오가던 비밀 통로와, 당테스가 시신을 넣은 부대에 담긴 채 바다로 던져졌던 감옥 문도(바다 한가운데 서 있는 그 벼랑끝의 감옥문은 영화 ‘빠삐용’의 감옥과 아주 흡사하다) 있다...

뒤마의 나라 프랑스에서 소설 ‘몬테크리스토 백작’의 무대를 그럴듯하게 꾸며놓은 것이다... 소설을 읽은 독자라면 마르세유에 가게 되었을 때 항구에서 약 이십 분쯤 걸리는 이프 성에 한번쯤 들러보는 것도 의미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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