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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에 난 기사 입니다....

(사)한국숲해설가협회 | 2015.04.30 17:17 | 조회 5651

"이것이 (열매를) '한국의 바나나'라고 부르는 으름덩굴 꽃입니다."

지난 23일 서울숲공원. 숲해설가 정미영(61)씨가 연한 자주색 꽃송이들을 가리키며 이렇게 말하자 장난치던 아이들이 호기심 가득한 눈으로 꽃을 바라보았다. 서울 서일초등학교 6학년 학생들이 숲해설 체험을 하는 자리였다.

"자, 이 루페(확대경)로 암꽃을 관찰해봐요. 꼭 풍선이 터진 것 같죠?" 아이들이 우르르 몰려와 줄을 섰다. 홍선영양은 "완전 신기해. 짱이야!"라고 했다. 이어 "으름 잎을 한번 보세요"라고 말하자 여자아이들은 "정말 귀여워요"라고 답했다. 정씨가 "이제 산에 가면 으름덩굴을 구분할 수 있겠죠?"라고 하자 아이들은 "네"라고 합창했다.

다른 반을 맡은 숲해설가 구반회(65)씨는 노란 민들레가 보이자 "민들레는 꽃씨를 바람에 날려 퍼트려요"라며 "단풍나무 씨앗에서 프로펠러, 박주가리 씨앗에서 낙하산, 도꼬마리 씨앗에서 찍찍이 원리를 발견했어요. 이처럼 식물에서 모방한 기술이 많은데 이런 걸 '생체(生體) 모방 기술'이라고 합니다"라고 설명했다. 최현택군은 "숲해설가 선생님들이 이야기와 함께 식물들을 알려주니 귀에 쏙쏙 들어온다"고 말했다.

숲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숲을 찾을 때 숲해설을 듣는 사람도 많아졌다. 숲해설가는 숲을 구성하는 꽃과 나무와 풀은 물론, 거기에 서식하는 새와 곤충에 대해 설명해주는 사람이다. 산이나 수목원, 휴양림, 공원, 체험학습 장소, 도시숲 등에서 만날 수 있다. 식물 이름의 유래, 식물에 얽힌 이야기, 숲 생태계가 작동하는 메커니즘까지 들려주기 때문에 흥미진진하다. 기자도 재작년 국립수목원에서 숲해설을 들어본 적이 있는데 시간 가는 줄 몰랐다. 마치 눈과 귀가 트이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그동안 회양목을 수없이 보면서도 그냥 지나쳤는데 회양목 열매가 벌어지면 부엉이 세 마리가 있는 것 같다는 얘기를 그때 처음 들었다.

숲해설가라는 직업은 2006년 생겼으니 올해로 10년째다. 그동안 5400여명이 숲해설가 자격증을 땄다. 성격이 비슷하고 수백명씩 있는 숲길체험지도사, 유아숲지도사, 산림치유지도사까지 합치면 6500명에 이른다는 것이 산림청 얘기다. 산림청은 이 숫자를 2017년까지 1만명으로 늘리는 것이 목표다. 이에 따라 올해 숲해설가만 1300명이 추가로 나올 예정이다.

숲해설가가 되려면 양성기관에서 6개월 정도 교육을 받아야 한다. 전국에 숲해설가 양성기관이 현재 33개 있다. 산림청 승인을 받은 기관들인데 서울에만 숲해설가협회, 숲연구소, 숲과문화연구회, 숲생태지도자협회 등 6개가 있다. 보통 일주일에 이틀 저녁에 2시간씩 이론 수업을 받고, 주말에 3시간 현장실습을 하는 과정을 6개월 정도 밟는다.

숲해설사는 은퇴한 사람들이 '제2의 삶'으로 선택한 경우가 많다. 그렇다 보니 50~60대 연령층이 가장 많다. 회사원 출신이 가장 많고 교사·주부·변호사·공무원 등 다양하다. 남녀 비율은 4대6 정도로 여성이 더 많다. 숲해설 고객은 학교에서 학급별로 오는 학생들이 가장 많지만 직장·가족·모임 단위로 숲해설을 요청하는 경우도 있다. 특히 휴양림에선 아이들과 함께 숲해설을 듣는 가족이 늘고 있다.

숲해설가는 많은 것을 알아야 한다. 숲을 구성하는 수많은 식물은 물론 거기에 서식하는 동물, 그리고 이들이 숲이라는 생태계를 유지해가는 원리를 알고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이런 것들을 쉽고 재미있게 설명하려면 에피소드도 많이 알고 유머 감각도 어느 정도 있어야 한다.

듣는 사람들의 숲에 관한 관심과 지식수준도 제각각이라 어느 수준에 맞추어야 할지 파악하는 것도 쉬운 일이 아니다. 요즘엔 해설한 내용이 맞는지 스마트폰으로 바로 확인하는 사람도 있기 때문에 항상 긴장하지 않을 수 없다. 숲해설가 2년 차인 고해순씨는 "숲해설을 앞두면 설레기도 하지만 걱정도 좀 된다"며 "언제 어떤 질문이 나올지 모르고 식물도 하루가 다르게 변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래서 하루 전에 현장을 다시 답사하면서 모르는 식물이 없는지 체크하고 계획을 세우는 것이 기본이다.

아직 숲해설 수요에 비해 해설가가 많다 보니 수입은 많지 않다. 서울 지역의 경우 일주일에 두세 번 숲해설을 하는데 하루 수입은 4만~10만원 정도다. 그래서 자격증을 가진 사람 중에서 실제로 활동하는 사람은 절반 이하에 그치고 있다. 숲해설가 이종봉(63)씨는 "수입이 용돈 정도에 불과하기 때문에 직업으로 삼기는 힘들고 건강을 지키면서 봉사하는 일로 적당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숲해설가들의 일에 대한 만족도는 높다. 숲해설가 구반회씨는 "고객들과 같이 자연을 느끼며 사는 것이 가장 좋다"고 말했다. 교장으로 퇴임한 후 숲해설을 7년 정도 해온 한기전 한국숲해설가협회 상임대표는 "생물들이 상생하며 사는 숲에선 배울 것도 참 많다"며 "고객들이 숲해설에 공감하고 감동할 때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출처] 본 기사는 조선닷컴에서 작성된 기사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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