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입동이 지나고...
아침저녁 날씨가 서늘해지니...
잎이 떨어져 흩어지며...
을씬년스럽습니다...

2. 지난 여름...
능소화 줄기를 기둥삼아 타고 올라가...
열정적인 꽃을 피웠던 '시계꽃'덩굴...
아직 푸르름을 잃지안고 있지만...
겨울준비를 해야할 듯합니다...
첫 겨울이라 계절 순환을 모르는 듯하기도 하고...

3. 목련잎이 떨어져 들어난...
축구공만한 벌집...
어찌해야 할까요?...

말벌집은 노봉방이라하여 귀하게 쓰이는 한국 전통의 민간요법 약재료이다.
벌집은 무균상태이며 옛부터 숨은 보물이라하여 산삼보다 더 좋은 귀한 영양식품으로서
효능으로는 중풍, 기관지천식, 기관지염, 당뇨병 간기능 개선, 유방암(염),
각종 신장염, 뱃속 염증, 종창, 통증, 기관지염에 탁월한 효과가 있다고 전해 내려 오고있단다.

4. 앞산자락...
조그만 표고버섯 덕장에서 바라본 풍광...
겨울이 되니...
소나무의 푸르름이...
돋보이는군요...

5. 지난주...
여동생내외가 내려와서...
김장을 해가고...
큰아들 김장...
어제 텃밭에서 다듬어 날라온 70여포기 배추를 소금물에 절여놓은 것...
오늘 아침 지하수 물에 헹궈서...
물기를 빼고 계시네요...

6. 50여년 넘게 도시 생활하시다...
고향으로 낙향하신지 8년여...
재미삼아 텃밭에 이것저것 많이 심어...
소일거리삼으셨는데...
몸이 늙고 병들어 예전같지 않으시니...
내년부터는 텃밭도 못하시겠답니다...

7. 지하수물로...
잘 저려진 배추를 깨끗이 휑구고 계십니다...
"시골내려와서, 원없이 텃밭 농사지어봤다.
김장 무우, 배추도 올해처럼 이렇게 많이 심어 실하게 키워도 봤으니, 원없다."
속이 꽉 들어찬 배추를 헹구시며 흐뭇해하십니다...
말씀을 듣자니...
마음이 짠하군요...
계속 반복되는 계절...
내년에도, 내후년에도, 그 이후도 계속...
어머니의 텃밭농사지으시는 것을 뵈었으면 좋으련만...

8. 3시간여 동안...
저린 배추를 물에 휑궈 얹어놓으시고...
배추속에 들어갈 갓, 파 등을 다듬어 씻어놓으시니...
여러 무더기가 되네요...
마무리 되기가 무섭게 점심준비를 위해 집으로 올라가십니다...

9. 그리고 다음날...
용인 수지로 이동...
큰 처남댁에서...
세집 김장을 담그기 시작했지요...

10. 결혼한지 얼마안되는...
처조카 사위...
모처럼 쉬는 날인데...
장모님과 함께 배추속을 버무리고 있습니다...
참으로 살가운 사위네요...
일도 야무지게 잘하고...

11. 배추속 넣는 것은 두분 몫...
저는 손에 물집이 잡힐 정도로...
배추속에 넣을 무우채 썰고...
깍두기 무우 썰고, 배추위에 올릴 넙적한 무우 썰고...
뒷처리 설걷이를 도왔지요...

12. 그렇게 20통의 김장 김치가 완성되었는데...
이 김장이 긴 겨울의 요긴한 양식이 되겠지요...
봄, 여름까지도...
아삭아삭 씹히는 맛난 김치를 상상해봅니다...

13. 다음날...
아파트 단지 뒤...
뒷동산에 올라...
가족들과 숲산책하다 만난...
벌집입니다...
단풍나무 잎 뒷면에 벌집을 만들었네요...

14. 실한 나뭇잎을 골라...
뒷면에 집을 짓고, 알을 낳아, 어른 벌로 길러내고...
이제 빈 집만 남아있습니다...
어미 벌은 어떻게...
알이 깨어나 어른 벌이 될 때까지 나뭇잎이 떨어지지 않을 것을 알았을까요?...
이 잎사귀는 겨울동안에도 '나무의 눈'을 보호하려고 계속 매달려 있겠다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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