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네발나비과 나비...
무슨 나비인가요?...
다리가 6개여야 하는데...
2개는 퇴화되었다지요...
삶을 마무리하는 듯합니다...
삶동안 얼마나 멀리, 높이 날았는지...
날개가 많이 상했군요...

2. 그래도...
앞에서 바라본 모습은...
이목구비가 확연하네요...
다리에 가시털까지...

3. 10여년 된...
능소화 나무 줄기에...
귀한 시계꽃을 올렸더니...
거름이 좋아 무성하여...
지난 여름...
꽃을 많이 피웠었지요...

4. 그래서...
귀한 분들께 선물하고져...
순을 잘라서...
텃밭에 삽목을 하였습니다...
줄기를 묻었지요...
저의 방식대로 해보는데...
죽지않고 마디에서 싹이 날런지...
기대반, 우려반입니다...

5. 지난 7월 중순에...
한창 꽃망울을 터트렸지요...
보면 볼수록...
신기한 꽃입니다...
시침, 분침, 초침같은 꽃술들...

6. 제가 삽목하는 동안...
어머니께서는...
웃자란 무우싹을 쏙아내고 계십니다...
점심에 쏙아낸 무우싹으로...
된장찌게 넣어 비벼먹었는데...
그 맛이 참으로 상큼하더군요...

7. 읽은 책...
읽고...
또 읽고...
차윤정님의 "나무의 죽음", "숲의 생활사"...
'숲의 생활사'는 차윤정님의 10여권의 생태도서중 압권으로...
저의 바이블이지요...
일독을 권합니다...

8. 수세미로...
멋진 터널이 만들어지는군요...
어머니의...
올해 수세미 농사는 망쳤습니다...
너무 신경쓰셔서...
그래 많이 속상해 하십니다...
기관지에 좋다고...
여러 약재와 함께 약내려...
아버님 해주실꺼라 했는데...

9. 끝물인 옥수수...
긴머리 소녀같습니다...

10. 큰외삼촌댁...
뒤켵...
밤나무, 감나무...
양지바른 곳이라...
밤송이가 벌어져...
떨어지고 있습니다...
"추석 차롓상에 올릴 것, 주워가거라!~"...

11. 아버님 서울 출타하시고...
모처럼...
큰외삼촌을 모셔다...
고기굽고...
술대접하셨지요...
마침...
오산에서 화초 농사지으시는...
둘째 외삼촌도 오시고...
"머리 길러 뒤로 묶으니, 시인같구나!~"...

12. 가을볕에...
꽈리, 호박, 질경이가...
약거리로 잘 마르고 숙성되고 있지요...

13. 산책길에...
틈틈이...
노변에 떨어진...
도토리 깍정이를 주워옵니다...
만들기 재료로 요긴하게 쓰려고...




아버님을 불편해 하시는...
몇해전 혼자되신 큰 외삼촌...
"노인양반, 밥이나 제대로 해드시는지 모르겠다. 모셔오거라! 고기구워드리자!~"...

차량으로 5분거리...
차소리가 들리시니...
나와보십니다...
어머니께서 전화를 드리신 모양입니다...

잠깐 기다리는 동안...
양지바른 곳...
감나무와 밤나무를 바라봅니다...
이곳 밤나무는 벌써 벌어져...
밤톨이 떨어지고 있네요...
"추석 차롓상에 올릴 것, 주워가거라!~"...

다음을 기약하고...
차를 돌려오는데...
버스를 놓치신 동네 할머니가 무작정 차를 가로막으며 세우네요...
"세현이댁이네!~ 태워가자구나!"...

"서방님! 어디가셔유?~"...
"동생네! 점심먹으러~"...
"한참 걸어내려오는데 버스가 출발하네유~ 망할놈의 버스~"...

큰길까지 모셔다드리고 오는길...
"내외가 늙어서 내려온지가 그래도 꽤 되지, 만주에도 살았다더라~
고향찾아 온거지, 그런데 다리를 절더라~"...
"시골 노인양반들~ 무댓보네요! 자기차처럼 차를 세우고~"...
"배움이 짧아 그렇지~ 팍팍한 삶이고~"...

삼겹살을 구워내놓으시니...
좋아하시는 양주를 곁들여...
맛있게 드십니다...
"식사는 거르지 않고 잘 드셔요?"...
"잘 먹어~"...
"그래요~ 산 사람은 산 사람대로 제대로 챙겨드셔야해요!~"...
"내일 은혜내외가 가정부하고 내려온데~ 밤주우러~"...
"그래도 늦게 귀한 손자를 낳아서, 시부모한테 사랑받겠네. 있는 집이니~
잘 해주겠지요~ 뭐~"...
어렵게 어렵게...
시험관 아기를 얻은 것이지요...

"나 20년본 TV버리고, 50인치 TV로 바꿨네~"...
"잘 하셨어~"...
"화질도 좋고, 다른 낙이 있어야지~"...
더운 날 벌초하신 이야기며...
여기저기 아픈 이야기가 오고가시네요...

조금 있으니...
치과에 들려오시는 둘째 외삼촌께서...
햇마늘과 향기좋은 포도를 가지고 오셨습니다...
멋스럽게 길게 기른 머리...
뒤로 묶고서...
"너 그렇게 하고 다니니, 시인같구나!~"...
"남들도 그래요!~"...
"꽃 농사는 잘되고? 시세는?"...
"세월혼가? 뭔가 때문에~ 값이 형편없어요!~"...
"큰 일이구나!~"...

이런저런...
살아가는 이야기...
형제 이야기...
추석이야기...

택배기사가 다녀갔습니다...
어머니 전화로 물어물어서...
외진 산자락이라...

서울서 중소기업 대표로 계시는...
세째 외삼촌께서...
한우 꼬리, 우족, 사골을 보내셨습니다...
택배기사에게...
큰외삼촌택에 갈 것까지 내려놓으라했지요...
그러니 고맙답니다...
그래서...
"명절 때 맞아, 수고가 많으시네요!"했습니다...

외삼촌들이 돌아가시고...
택배를 풀어보시며...
"오래 살다보니 동생한테 이런 선물도 받아보는구나!~ 고맙기도 해라~"...

그리고...
오산 둘째 외숙모에게 전화하셔서...
"동생 도착했어? 뭐하러 포도며 마늘을 보네!~ 잘 먹을께~ 고맙기도 해라~"...

전화번호 물어물어...
세째 외삼촌과 전화통화하시며...
"해마다 때마다 고맙구나!~ 잘 먹을께~"...
전화를 끊으시고...
"세집만 보냈단다. 큰외삼촌, 오산 외삼촌, 우리집하고~"...
흐뭇해하십니다...
하기야 9남매에게 다 보내실 수는 없었겠지요...
"이모들에게는 말하지 말란다~"...
그리고 웃으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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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계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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