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어머니 경로당 가시고...
버스정류장에 오고가시는 길...
그리고 저의 아침 산책길...
비로 인해 물이 고여 웅덩이가 생겼지요...
걸어가려면 불편하여...
아침산책중에 물길을 내기로...
괭이와 삽으로...

2. 고마리등 풀들이 뿌리를 깊게 내려...
물길을 내는데 쉽지가 않습니다...
흙탕물이 이리 튀고, 저리 튀고...
오른쪽으로 도랑을 내어 물을 흐르게 했지요...

3. 덕분에...
신발이며 옷이 흙탕물 투성이...

4. 이 작은 웅덩이에도...
생명체가 살고 있습니다...

소금쟁이 [water strider]...
pond skater라고도 함...
떼를 지어 연못이나 개울의 수면 위에서 살며...
몸이 가늘고 몸빛깔이 짙으며 크기는 5㎜ 이상...
짧은 앞다리로 물 표면에 떨어지는 곤충을 잡아먹는다...
가운뎃다리와 뒷다리가 길어, 때로는 몸 길이의 2배가 넘기도 한다...
가운뎃다리는 밀고 나가는 데 쓰이고 뒷다리는 방향을 잡는 데 쓰인다.
소금쟁이는 발목마디(tarsi)가 방수성의 가는 털로 덮여 있어 수면 위에서 살 수 있다...

5. 게아재비...
물흐름을 이기지 못하여...
함께 떠내려갑니다...

물사마귀라고도 한다...
몸 길이는 대체로 4~4.5cm로서 수생곤충 중에서는 비교적 큰 크기이다...
색깔은 연한 갈색으로 광택이 나는데,
앞다리는 사마귀와 같이 집게 모양이며 가운뎃다리와 뒷다리는 매우 길다...
호흡관(꼬리)을 물 밖으로 내놓고 호흡하며,
주로 물고기의 체액을 먹고 사는데, 올챙이도 먹는다...
수생곤충임에도 불구하고 다리가 가늘고 긴 탓에 수영을 잘 못해 주로 걷거나 기어다닌다...
또한 날개가 있어 날아다니기도 한다...

6. 웅덩이 물이 빠지고...
소금쟁이, 게아재비...
삶의 터전인데...
'사람편하려고'하는 생각도 들더군요...
옆 논으로 가서...
한해살이를 무사히 마쳤으면 합니다...




"큰애야! 아침 운동하러가면서 길에 물웅덩이, 물길내어 물좀 빼내거라"...
엊저녁 식사후 어머니 말씀입니다...

마른 장마에...
소낙비가 오더니만...
마을로 이어진 길에...
토사가 밀려내려와 웅덩이가 생겼지요...

버스정류장 오가시고...
마을에 볼일 보러가실 때...
물웅덩이가 있으니...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신다고...

아침산책을 나서며...
텃밭에 놓아두신 호미를 가지고 갔습니다...
집에서 500여m...
생각보다 물웅덩이가 제법 크네요...
논뚝 도랑쪽으로 호미로 물길을 내려는데...
고마리등 풀들의 뿌리가 깊어서 호미질이 잘 안됩니다...

그래서...
다시 집으로 가서...
괭이와 삽을 가지고 왔지요...

역시...
무슨 일을 하려면...
'준비심(readyness)'이 필요합니다...

진흙이라 괭이질, 삽질이 쉽지 않지만...
어머니 오고가실 때 편하게 가시라고...
또 지나가는 행인들 쉽게 통행하라고...
흙탕물 뒤집어 쓰며...
이른 아침 땀좀 흘렸습니다...

물길을 내고...
물이 빠지는 모습을 흐믓하게 바라보고 있는데...
소금쟁이, 게아재비가 보입니다...
먹이활동을 열심히 하다가...
물이 점점 줄어드니...
당황한 기색이 역력하네요...

'사람편하자고'...
하는 생각도 들었지만...
길옆으로 논물이 있다싶어...
한해살이 무사히 마치기를 바라면서...
괭이, 삽 둘러메고 집으로 왔습니다...


P.S.

요즈음...
산세좋고 풍광좋은 곳이면...
골프장이다...
전원주택이다...
숲을 파헤쳐 난개발이 이뤄지니...

비가 조금만 내려도...
붉은 흙들이 쓸려내려와...
길을 덮고...
하천을 메우곤 합니다...
그래서...
하천이 점점 높아져 주기적으로 준설작업을 해야하지요...
그덕(?)을 저희도 입고 있습니다...
'문명이 발전한다'것이 좋은 것일까 하는 생각이 들지요...
행복은 멀어져 가는듯 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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