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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버이날 외출(5.8.목)...

황승현 | 2014.05.08 19:44 | 조회 3239

1. 새벽 번개와 천둥소리가 컸는데...
비는 촉촉할 정도만 내렸더군요...

2. 매화꽃 향기에 취했던 것이 엊그제인데...
벌써 매실이 토실토실 영글어가고 있습니다...

3. 아랫마당 텃밭에도...
상추와 얼갈이 배추가 먹기좋게 자라고 있지요...

4. 산책길에 만난 못자리...
보기에 싱그럽습니다...

5. 어버이날이라고...
부모님을 모시고 '일죽 안성한우'를 먹고왔습니다...
"돌아가면서 사자구나. 아버지, 나, 너순으로. 한달에 두어번"...
어머니 말씀입니다...
삼시세끼 따끈한 밥해주시는 것도 힘에 부치신다고...




새벽 4시경...
열어놓은 창문밖에서 '번쩍번쩍', '우르릉 쾅쾅'...
번개와 천둥소리에 잠을 깨었습니다...

30여분이나 계속된 하늘의 빛과 소리들...
집 가까이까지 계속되어 살며시 겁이 나더군요...
평소에 죄지은 것 없는가도 생각하게 되고...

산자락과 계곡을 울리는 엄청난 괭음...
들짐승, 날짐승이 걱정되기도 합니다...
우리집 미남이(개)와 닭들은 새벽녁이 밝아오는데도 무서움에 조용하군요...
크게 비가 올듯합니다...

그렇게 걱정에 잠을 설치고 늦잠이 들어 깨어났지요...
평소와 다르게 늦은 아침을 먹었습니다...
요란한 번개 천둥과는 달리 생각보다 적은 비가 내려서...
그래서 아침 산책을 나섰지요...

아침 저녁으로 서늘한 기운이 계속됩니다...
감자, 고구마, 고추, 오이, 토마토, 호박 등 밭작물은 어느덧 모종이 다 끝나고...
요즘은 못자리에서 기른 모를 심을 준비로...
논에 써래질이 한창이지요...
덩달아 날짐승들이 아침 먹이찾는다고 물덴 논에서 부산합니다...

선선한 아침바람을 쏘이며 30여분을 산책했지요...
집에 들어서는 저에게...
"점심은 나가서 외식하자. 어버이날인데 네가 점심사거라"...
어머니 말씀입니다...

한참을 오전 붓글씨를 쓰고 있는데...
"11시에 출발하자"...
어머니께서 하자고 하시는데로 따르는 것이...
집안의 평화에 좋지요...

옷을 갈아입고 먼저 거실을 나서며...
"어머니 가셔요"...
소파에서 단잠을 주무시던 어머니...
"벌써 시간이 그렇게 되었냐?"...
아버님께 가시자고 하니...
말이 없으십니다...

아버님 차에 시동을 걸고 기다리니...
어머니께서 나오시고...
이어서 담배를 태우시며 아버님이 내려오시네요...
예전같으면 아버님과 외출한번 하려면 참으로 힘들었습니다...
왜 그렇게 빼시고 사람을 피곤하게 하시던지...

집앞 모퉁이를 벗어나는데...
밭에서 고추모종 대를 세우는 사람이 보입니다...
"우리 인척인데, 참으로 부지런하다. 품성좋고, 사촌딸들 다섯을 키워서 시집보냈단다. 홀어머니 모시며...
키는 작아도 사람됨됨이가 그만이지"...
이쪽을 보시며 웃으시네요...
"내년에는 우리 텃밭도 저양반 해먹으라고 할테다. 힘이 부쳐서 텃밭도 못하겠다"...

한길로 접어들기전 못자리 비닐을 거둬낸 모를 보시고는...
"날씨가 서늘해서 모가 잘 자라지 못했네"...
밭작물도 그렇더군요...
모종한 것들, 한창 자라야 할 땐데...
아침저녁으로 선선한 바람이 부니 생육이 부진합니다...

식사를 하러가기전...
면소재지 농협에 들러, 어머니 친척 결혼 축의금을 송금하자십니다...
"이제 늙어서 결혼식도 못올라간다. 그냥 붙여주는 수밖에"...
"........."...
"당신도 그래요, 늙은이가 할 일없이 예식장에나 가서 어른대접받으려 하면 젊은 사람들이 욕해요 욕해"...
어머니를 대신하여 아버님께서 농협에 들어가시네요...

한참을 기다려도 안나오시길래 들어가 봤더니...
제 어릴적 친구 춘석이와 소파에 앉아 이야기 하고 계십니다...
수인사를 하고 이런저런 이야기를 했지요...
동네에서 칭찬이 대단하답니다...
그래서 덕담을 해줬지요...
"좋은 일 많이 한다지? 보기좋구만"...
젖소 100여마리를 키우는 목장주입니다...

일죽으로 가면서 메뉴가 바뀌었지요...
아버님께서 한우고기를 드시겠다고 하셔서...
'일죽 안성한우 타운'에서...
꽃등심과 차돌배기 고기를 구매하여 식당으로 이동, 구워먹는 곳입니다...
꽃등심을 먼저 구워서 드시고 차돌배기를구워먹었지요...
참으로 맛나더군요...
어버이날이라고 여기저기 자녀들과 함께 오신 노인분들이 보였습니다...
"아들이 사주니까 더 맛있구나"...
"많이 드셔요"...
"이제 돌아가면서 외식사자구나. 아버지, 나, 너 이렇게 돌아가면서"...
"한달에 한번씩 하시면 되겠네요"...
"한달에 두번은 해야지"...

식사를 하고 오면서...
아버님께서...
"지난 겨울동안 살이 7KG 빠졌다"...
"그렇게 나대니 살이 안빠져요? 늙은이가 쟁쟁쟁거리지 말고 진득하니 살아야지"...

이러쿵저러쿵 실랑이하시며 집에 도착했습니다...
아버지께서는 자주 고기 사먹자는 것이겠지요...
참으로 무심하게 부모님들과 살고 있다는 반성이 듭니다...
'살아계실 때, 잘 해야된다'하지요...
살갑게 해드리고 마음써 드리고...


철없는 한 남자가 사랑하는 여인이 남자 어머니의 심장을 요구하자
어머니를 죽여 심장을 꺼내가지고 여인에게 주려고 어두운 길을 가다가
넘어져서 어머니 심장을 땅에 떨어트렸더니
떨어져 흙 묻은 심장에서 희미한 음성이 들려왔답니다
'아들아 어디 다친 데는 없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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