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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석같은 사람(5.11.일.대전 갑천)...

황승현 | 2014.05.11 18:32 | 조회 3300

1. 칡잎사귀가 제법 아이 손바닥만큼 자랐는데...
이녀석은 잎사귀가 4장이군요...

2. 요녀석처럼...
잎사귀가 3장이 대부분입니다...
햇볕을 잘 받기위한 녀석들만의 전략이지요...
바람에 나부낄 때도 서로 상처입지도 않고...

3. 한가롭게 데이트하던 오리종류 녀석들인데...
자전거에서 내려 사진을 찍으려 하니 물을 박차고 비상합니다...
사람이 몹쓸짓을 많이 하여 녀석들의 유전인자에 나쁘게 인식되어서겠지요...

4. 찔레꽃이 만발한 곳에...
일찍 출현한 거미와 거미줄...
운 나쁜 꿀벌들이 거미의 먹이감이 되었군요...

5. 이녀석은 찔레꽃에서 꿀을 모은다고 정신이 없습니다...
"조심조심 다니거라~"...

6. 계룡산자락에서 발원한 두계천...
그 맑은 물이 흘러흘러 대전 갑천으로 흘러드는 곳...
뚝방길에서 내려다본 멋스런 풍광...
푸르른 신록이 물/암벽과 어우러져 기품을 더합니다...

7. 자전거로 반환점에 도착하여...
다시 13km를 되돌아가야 합니다...
'각시찾아 삼만리(?)'...
함께 자전거 타고 나온 각시...
의가 상하여...
각자 다른 곳에서 하이킹중...

8. 토끼풀꽃에서 꿀을 빨고 있는 '푸른부전나비'...
100원짜리 동전크기...
왜 '부전나비'라고 했을까요?...
이름을 붙이신 나비박사 석주명선생님의 한글사랑과 연관이 있답니다...
예전에 여자아이들이 차전 노리개의 하나로 고운색의 헝겊으로...
둥글거나 병 모양으로 만들어 두쪽을 맞대고 수를 놓기도 하고...
다른색의 헝겊으로 알록달록하게 대기도 해서 끈을 매어 차고 다녔던 것을...
'부전'이라고 한다는군요...
순 우리말인 '부전'은 '작고 귀여운, 아름답다'는 의미...

9. 날개를 폈을 때 모습이...
푸른 색이네요...




계룡시 두계천 뚝방에서...
대전 갑천 뚝방으로 이어진 자전거 도로를 달려보기로 한 날...
각시와 아파트 엘리베이터에 자전거 두대를 싣고 내려가면서...
사소한 말다툼으로 의가 상하여...
저는 저대로...
각시는 각시대로...
출발하였습니다...

초급반인 각시를 생각해서 천천히 달려가며...
뚝방에 색다른 식생이 있으면 사진에 담아가며 가고 있는데...
각시가 반대편 정자쪽으로 내달리는 것이 어렴풋이 보이더군요...
저도 한고집하기에...
'그래?'...
뿔난 송아지처럼 저는 갑천쪽으로 달렸습니다...

깨끗한 물이 흐르는 곳...
다리가 긴 물새들이 많았지요...
백로, 왜가리, 원앙 등...

건너편 가로수가 튤립나무인데...
꽃모양이 어렴풋이 보이길래 건너가 보니...
이제 꽃이 피어나고 있는데...
풀이 우거져 접근하기가 어려워...
다음을 기약했습니다...

언제 왔는지 나무다리를 건너 각시가 보였는데...
내쳐 지나쳐 갔지요...
따라오던 지, 말던 지...
가는 길에...
칡잎사귀 변이종도 보이고...
하얀 찔레꽃에 정신이 팔려있는데...
이번에는 각시가 앞서 지나갔습니다...

그리고는 어디서 어긋났는지...
초행길 갑천가는 길 내내 볼 수가 없었지요...
내딴에는 먼저 앞서갔겠거니 하고...
계속 갔던 것인데...
가도 가도 찾을 수가 없었습니다...
풍광은 좋은데...
눈에도 안들어오더군요...

그렇게 그렇게 13km를 달려...
두계천과 갑천이 만나는 지점에서 땀으로 범벅이되어 몸도 노곤하여...
자건거를 되돌렸습니다...
3시간을 달려온 것인데...
씁쓸하더군요...

홀로 되돌아가는 길은...
몸도 무겁고 무료합니다...
대화상대자도 없고...
힘은 들고...
물가의 물새들을 벗삼아 휘파람도 불어가며...
어렵게 어렵게 동네 언저리 뚝방에 도착했지요...

멀리 각시가 보입니다...
반갑기도 하고 화도 나기도 하고...
개울 다리에 앉아있길래...
"어디 갔었냐?"고 물으니...
똑같은 질문을 제게 합니다...
화가 더 나더군요...
각시는 각시대로 자전거를 타고 가고...
저도 자전거를 타고 앞서 갔지요...

뒤따라오겠거니 했는데...
아파트에 도착하여 근 한시간을 기다렸는데도 오지를 않았습니다...
열쇠는 없고 노곤하고 시장한 기분에...
몸도 마음도 불편했지요...
계단에 쭈그려 앉아서 전화를 여러번 했는데도 받지를 않았습니다...
화가 머리끝까지 났지요...
'나를 골탕먹이려는 심보구나'싶어서 더욱 그랬습니다...

마음을 누그러트리려 스마트폰 홈페이지를 검색하는데...
대전협회 김용삼 이사님의 격려 댓글이 눈에 들어왔지요...
'보석같은 사람'이라는 표현에 순간 머리가 멍해졌습니다...
까칠한 성격에 너그럽지 못한 품성인데...
예쁘게 봐주시니 몸둘 바를 모르겠더군요...

'나는 보석같은 사람이다'라는 생각을 하니...
조금전 화나던 기분은 어데가고...
전화를 받지 않는 각시가 걱정되기 시작했습니다...
경사면 내려오다 또랑에 떨어진 것은 아닌지...
횡단보도 건너다 사고를 당한 것은 아닌지...

세월호 참사로...
졸지에 자식을 잃은 부모님들 생각이 들었습니다...
전화벨은 울리는데...
'제발 받기만 해라'...
간절한 희망이 절망이 된 아픈 현실...
남의 일이 아니라는 생각...
참으로 무서운 생각이었습니다...

조급한 마음에...
두발로 내달리다시피 뚝방길에 들어서서...
직감적으로 먼발치에 보이는 정자쪽을 보니...
어렴풋이 사람모습이 보입니다...
가까이 다가가니...
자전거도 보이고...
각시였습니다...
순간 화보다는 반갑더군요...

피아노학원을 하신다는 또래의 아주머니와 이런저런 이야기에 정신이 없어보였습니다...
"전화를 왜 않받는가?" 핀잔을 주고 함께 내려오는데...
그 아주머니가...
"보기 좋아요"...
웃으며 인사하고 사실 얘기를 하니...
그분도 웃으면서, 자기네도 그런다고 하더군요...
미안하기도 하여...
각시를 자전거 뒷자석에 앉히고 집으로 돌아오는데...
그때야 시장끼를 느꼈습니다...
각시도 피곤하고, 저도 허기가 져서...
가까운 막국수집에 들러 물막국수를 시켜서 게눈감추듯이 먹었습니다...
'시장이 반찬이라'고...
얼마나 맛나던지요...

한편...
생각해봅니다...
우리모두는 각자가 '보석'이라는 생각...
모두가 마음에 보석하나쯤은 가지고 있지요...
너무 깊숙히 있어 빛이 발하지 않을 뿐...

내가 보석이라고 생각하면...
말도 함부로 할 수 없고...
행동도 함부로 할 수 없겠다는 생각이 들었지요...

서로 서로가 보석을 대하듯이...
애정어린 표현과 행동으로 상대방을 배려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또 반성과 생각만으로 끝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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