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게시판

설날 이야기...

황승현 | 2014.02.03 11:11 | 조회 2544
1. 커다란 소나무...
해송(곰솔)같은 분위기...
떨어진 솔방울이 예쁘고 작았습니다...

2. 설 전날 일찍 내려온 동생과 함께...
이른 아침먹고 골프장 산책중에...

3. 할머니와 만두를 빚는다고...
"예쁘게 빚어야 시집가서 예쁜딸 낳는다"...

4. 세배돈을 주려고 마련한 봉투...
경천(敬天)...
'하늘의 뜻에 거슬리지 않고 경외하며 살자'
개권유득(開卷有得)...
'책을 읽으면 이로움이 있다'...




언제부터인가...
그 옛날처럼 살갑지도 복스럽지도 않은 설이 된듯합니다...
누구를 탓할 일도...
자책할 일도 아니지요...

그래도...
그리운 가족들 본다는 마음에...
부푼 가슴으로 고향을 찾습니다...
‘식용유 갔다드리고 바리바리 싸가지고 온다’고...
책망일도 아니지요...
‘사랑은 내리 사랑이라’고...


제게도 정겨운 가족이 있습니다...
부모 품 떠나 객지 생활하는 자식들...
언제나 ‘짠’한 마음 가득하지요...

추석연휴 일찌감치 내려온 큰딸과 함께...
시골 고향을 찾았습니다...
내 어머니는...
번잡스러운 것을 싫어하시기에...
설 전날 오라 하셨지만...
그래도, 손녀들과 살갑게 지내실 시간 더 드리려고...
무리를 했는데...
아니나 다를까요...
한바탕 잔소리를 듣고 서먹서먹했습니다...

오랜만에 만나는 손녀들...
할머니 기분 풀어드리려 말씀 들어드리며...
이런저런 이야기 하다보니...
응어리진 마음이 눈녹듯 하셨지요...

호박꼬지를 넣은 뚝배기 된장찌개...
아삭아삭 씹히는 새로 썰어놓은 싱싱한 김치...
따끈한 쌀밥과 함께 맛나게들 먹습니다...
그것 지켜보시는 부모님들도 흐믓해 하시고...
밖에는 봄을 재촉하는 겨울비가 촉촉이 내렸지요...

딸아이들의 노력으로 말씀없으시던 아버님도...
자식에 대한 노여움 푸시고...
할아버지 방에서도 웃음소리가 들립니다...
가족이란 그런거겠지요...
잔소리며 꾸중을 들어도...
깊은 마음속에는 자식 사랑하는 마음 가득하시리라...

추석 전날인 다음날 이른 아침...
현관문 두드리는 소리에 나가보니...
남동생이 조카들과 서있더군요...
밖은 아직 컴컴한데...
“차가 밀릴 것같아, 일찍 내려왔어요”...

한적했던 집안이 더욱 북적입니다...
식탁과 교자상으로 남녀 놔눠서 이른 아침을 먹었지요...
오랜만에 보는 사촌들 끼리 이야기 꽃을 피웁니다...

아침 식사후 만나기 어려운 동생과 동네 산책을 나갔지요...
마을 곳곳에 외지차량들이 많이 와 있어 명절 기분이 났습니다...
인근 골프장 구경코자...
경사지를 올라가서 멋스럽게 펴쳐진 코스를 따라 안개비 맞으며...
지난 이야기 하며 산책을 했지요...
참으로 오랜만에 동생과 긴 시간 산책하며 이야기를 했는데...
서로를 이해하는 귀중한 시간이었습니다...

점심 식사후에는...
파전을 붙이고, 만두를 빚더군요...
할머니와 함께 빙둘러 앉아 저마다의 만두를 빚는 모습도...
정겨워 보였습니다...
“만두 예쁘게 빚어야 시집가서 예쁜딸 낳는다”...
손녀들 웃음소리가 끝이 없네요...

파전과 만두를 시식할 차례...
아버님과의 삼부자 상이 차려졌습니다...
금방 해서 그런지 맛이 좋았지요...
원래 우리 삼부자는 말이 없습니다...
말주변이 없다고 할까요...

저녁을 먹고는...
거실에 모여 TV를 보더군요...
아이들이 좋아하는 프로그램으로...
할머니가 연속극 양보할 밖에요...

그렇게 늦은 밤까지 과일이며 시원한 식혜를 먹어가며...
거실에서 할머니와 함께 누워서 즐거운 시간을 보냅니다...
‘살 좀 빼거라’...
‘공부 열심히 하거라’...
‘삼시 세끼 잘 챙겨 먹거라’...

설날 당일은 마음이 급해지지요...
이른 아침부터 설상 차리랴...
세배하랴, 짐챙겨서 서울 올라가랴...
올 때와 다르게 여유롭지 못합니다...

차례를 지내고...
각시와 함께 홀로 계신 큰 외삼촌댁에 차례 음식을 갔다드렸지요...
외국에 이민간 자식...
부부간에 소원해진 큰아들...
어렵게 아이들어선 막내딸...
두해전 상처하셔서 올해는 홀로 계십니다...

거실에 커다란 바나나 나무가 잎사귀를 크게 틔웠더군요...
혼자 계시지만 적적하지 않으시게 잘 계시답니다...
“신경써줘서 고맙다”고...

시끌벅적하게 세배를 끝내고...
어머니께서 챙겨주시는 보따리를 차에 가득싣고...
처가로 향합니다...
먼저간 동생에게는 인사도 제대로 못했습니다...
그렇게 바쁘게 살아가는 것이 우리의 삶이겠지요...

부모님은 하루가 다르게 늙어가시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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