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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사한 봄날 전원에서 할일이란...

황승현 | 2012.03.10 19:36 | 조회 2714


1. 몇일전 아랫마당 텃밭에 흙을 복토한다고 윗 텃밭에서 흙을 싣고 있는데...
지나가던 강아지... 장난을 쳤더니 따라와서... 함께 살게 되었지요...
큰개 두마리에게 군기도 잡히고 개목걸이를 하고 나니 그 발랄함이 어디가고 측은지심이 들게 하는군요...

2. 겨우내 과실나무 주변에 쌓아두었던 개똥들... 외발수레로 윗텃밭으로 실어나른다고...
어머니와 함께 봄날... 밖에서 보냈습니다...

3. 해가 길어지니... 암닭 네마리가 알을 낳는 숫자가 늘어나는군요...
이틀에 서너개씩... 먹이를 더 많이 주어야 할 듯합니다...

4. 과실수 주변을 치워버린 아랫마당 텃밭... 깨끗해졌네요...
어머니 손길이 다으면... 이렇듯 가지런하게 정돈이 됩니다...
저곳에 올해는 오이와 토마토, 상추, 쑥갓을 심으실 듯...
꽃피는 4월 어느날 아버님 생신인데... 가족들 모여서 야외식사시 상추, 쑥갓이 효자노릇할 수 있을지요...

5. 따사한 봄날... 새소리 정겹고... 봄바람은 살랑살랑 불고...
전원의 여유로움이 느껴지는군요...




정말 봄날같은 요 몇일...
8년전 고향에 낙향하셔서...
전원생활하시는 부모님과 텃밭농사 지을 준비를 합니다...
조금이나마 도움을 드릴 수 있어 좋군요...

텃밭도 큰 농사라고...
올해는 두곳의 텃밭중에서...
아랫마당 텃밭에 토마토와 오이를 심으시겠다고...
흙을 복토하라시기에...
외발수레로 인삼캐간 밭에서 흙을 실어다 나르고...

지난주에는 계분(닭똥)을 윗 텃밭에 날라다 펼치고...
오늘은 개장주변 과실나무에 모아두었던 개똥을 퍼다 날랐습니다...
어머니와 함께...

아버님께서는...
요 몇일...
종친회 일로 서울로... 이천으로...
바쁘시게 다니시다보니 몸이 불편하신듯합니다...

어머니께서 개똥을 외발수레에 퍼담으시며...
이런저런 말씀을 하십니다...
"개 두마리에 강아지 한마리, 개똥때문에 집구석이 지져분해 죽겠다"
" ... "
"개 물 자주 주지말거라, 개 오줌냄새가 진동을 한다"
" ... "
"개똥이 독한지, 지난해 사과나무가 병치레를 하여, 사과꼴도 우습지 안더냐?"
" ... "

그렇게 다섯수레를 모아다 고구마 심을 위텃밭 군데군데 모두어 두었습니다...
사과나무 다섯그루, 배나무 한그루 주변이 깨끗해졌네요...

어머니께서는 일을 하셔도 요령도 있으시고...
눈썰미가 있으셔서...
시원스럽게 잘 하십니다...

아버님과는 의견이 사뭇 다르지요...
모양이며 구색을 중요하게 생각하시는 아버님과는 달리...
실리적이십니다...

그래서...
일을 벌리시는 것은 아버님이고...
뒷처리... 마무리는 어머니 몫이시니...
다리가 불편하신 몸으로 다 챙기시려다보니...
목청이 커지시고...
아버님과 마다툼을 자주하십니다...

이런것마져 없으면...
호젓한 산자락이
절간같겠지요...

엊그제...
아랫마당 텃밭에 복토할 흙을 퍼담고 있는데...
강아지 한마리가 지나가더군요...
길목을 가로막고 장난을 쳤더니...
이녀석이 저를 따라와서...
조용한 집안을 어수선하게 합니다...

동네 마을회관 마실을 다녀오신 어머니...
"아이고~ 귀여워라, 어디서 왔다냐?"
"지나가던 길에 장난을 쳤더니, 따라오데요 "
"나는 짐승, 좋아하지 않는다"

그리 말씀하셔도...
덜덜 떨고 있는 흙물묻은 모습이 안되어 보이시는지
물걸레를 가져다 닦아주시고...
먹이도 주시고...
라면박스로 강아지 집도 만들어 주시며...
강아지와 장난을 하시네요...

다음날...
아버님께서...
면소재지 철물점에서...
개목걸이, 개줄을 사오셔서...
묶어놓으시니...
이 강아지 하루종일 끙끙거리며 난리입니다...

저녁을 드시고 어머니께서 아랫마당으로 내려가셔서...
강아지 줄을 풀어주고 오시네요...
"밤새 저렇게 끙끙거리면 나만 잠 한숨 못잔다"

요즈음...
닭장의 닭들 닭걀낳는 숫자가 느는 것을 보니
본격적인 봄이 시작되었나 봅니다...
새소리도 남다르고...
개들고 활기차 보이고...
정원의 과실수도 물이 오른듯 싱그러워 보이네요...

텃밭에...
감자, 고구마, 콩, 도라지, 삽초, 참나물, 취나물, 오이, 토마토, 상추,쑥갓...
싱그럽게 커갈 것을 생각하니...
풍요로움이 기대가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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