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게시판

'워싱턴 벚꽃' 이용하는 일본...

황승현 | 2012.03.18 11:11 | 조회 2829


"미국이 외국으로부터 받은 큰 선물이 두 개 있다고 생각합니다. 하나는 프랑스로부터 받은 뉴욕의 '자유의 여신상', 다른 하나는 일본으로부터 받은 워싱턴의 '벚꽃'입니다."

후지사키 이치로(藤崎一郞) 주미(駐美) 일본대사는 요즘 각종 세미나, 행사장, 인터뷰에서 이 같은 말을 빼놓지 않는다. 미·일관계 개선을 위해 올해로 100주년을 맞는 워싱턴 '벚꽃 축제'를 최대한 활용하겠다는 의도가 엿보인다.

매년 3월 말~4월 초 워싱턴 포토맥 강변을 수놓는 벚꽃은 1912년 일본이 '우정의 선물'로 보낸 3020그루의 벚나무에서 시작됐다. 그 벚꽃이 지금은 워싱턴 기념품에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명물이 됐다. 매년 100만명 이상이 벚꽃 구경을 위해 워싱턴에 몰려들어 1억5000만달러 이상의 경제효과를 낸다.

일본이 이런 기회를 놓치지 않으려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다. 일본 대사관의 노력으로 벌써부터 시내 박물관에선 '벚꽃과 일본' '일본의 사무라이' 같은 특별전시회가 열리고 있고, 벚꽃축제 100주년 기념우표와 사진집이 나오면서 분위기를 고조시키고 있다. 통상 벚꽃축제는 2주짜리 행사지만 올해는 5주 동안 이어진다. 게다가 주최 측은 행사 명예의장으로 퍼스트레이디 미셸 오바마 여사를 '영입'하는 대박도 터뜨렸다.

이 같은 일본 대사관의 노력에선 한동안 금이 갔던 미·일관계를 원위치시키기 위한 절박함마저 느껴진다. 한때 부시 대통령과 고이즈미 총리가 함께 텍사스 크로포드 목장에서 휴가를 보내던 시절을 기억하는 일본 외교관들에게 지난 3년여는 악몽(惡夢)의 시간이었다. 일본의 불안한 정치상황과 미군 후텐마 기지를 둘러싼 갈등으로 인해 미 당국자들은 "일본을 믿을 수 없다"는 말을 공공연하게 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일본 외교관들은 지난해 미국이 이명박 대통령을 국빈(國賓) 자격으로 초청해 의회 상·하원 합동연설 기회를 주고, 오바마 대통령이 이 대통령과 함께 한식당에서 불고기로 만찬을 하는 모습을 부러운 눈으로 지켜봐야 했다. 노다 요시히코(野田佳彦) 일본 총리의 미국 방문은 미루고 미뤄져 올 4~5월 예정으로 추진되고 있지만, 한 일본 외교관은 한국 외교관들에게 "한국 대통령의 방미 때와 비교될까 봐 걱정"이라는 하소연까지 했다고 한다.

일본의 이런 경우는 국제사회가 때로는 얼마나 냉혹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좋은 예다. 그리고 한국의 경우도 예외가 아님은 물론이다. 제프리 베이더 전 백악관 안전보장회의(NSC) 선임보좌관의 표현을 빌리자면 한국은 현재 미국과 '더할 나위 없이 좋은' 관계를 누리고 있지만, 이 같은 관계가 그대로 계속 유지되기를 기대하는 것은 순진한 희망에 가깝다.

급변하는 중국·북핵 문제를 두고서 한국과 미국의 이해관계가 일치하지 않는 순간이 나타날 수 있다. 또 양국 모두 올해 대선을 거친 뒤 새 지도자들이 '궁합'을 맞추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이다. 양국 관계가 그동안 워낙 좋았던 만큼 이럴 때 들리는 마찰음의 체감지수는 훨씬 클 것이다. 우리 외교가 전략적 대비를 하지 않으면 '좋았던 시절'은 벚꽃만큼 빨리 사그라질 수도 있다.


임민혁 워싱턴 특파원 [특파원 칼럼]에서...

http://blog.daum.net/hwangsh61/667
http://www.sup.or.kr/

twitter facebook me2day 요즘
1,853개(70/93페이지)
자유게시판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날짜
공지 모바일 홈페이지 PC모드 작동법 한국숲해설가협회 80884 2020.08.14 15:59
공지 자유게시판 이용 안내 [4+1] (사)한국숲해설가협회 103198 2012.09.04 10:37
공지 협회 강의장 움터 대여 안내 (사)한국숲해설가협회 105676 2012.05.11 17:39
470 [일반] 산림청 숲해설가 직무교육 후기(1)...산림휴양문화 정책방향 황승현 3322 2012.03.14 20:23
469 [일반] 식물세밀화 양성과정 문의 네가지, 도명진 2754 2012.03.11 17:37
468 [일반] 따사한 봄날 전원에서 할일이란... 황승현 2714 2012.03.10 19:36
467 [일반] 2012 숲해설가 직무교육 일정을 알고 싶습니다... [1] 황승현 2776 2012.03.08 09:56
466 [일반] 숲해설가 모집공고 김미옥 3062 2012.03.08 09:17
465 [일반] 봄비... [1] 황승현 2753 2012.03.05 19:36
464 [일반] 연어가 안오면 숲이 황폐해진다... 황승현 2911 2012.03.04 17:15
463 [일반] 충북협회 태안 솔향기길 생태산행 사진모음(2)... [3] 황승현 2938 2012.03.04 11:18
462 [일반] 충북협회 태안 솔향기길 생태산행 사진모음... 황승현 2802 2012.03.04 11:15
461 [일반] 울산에서는? 비밀글 정해정 0 2012.03.02 13:31
460 [일반] 여주 황학산 수목원 복수초와 동백꽃... [3] 황승현 2864 2012.03.02 09:43
459 [일반] 제11회 국제 지구사랑 작품공모전 오연주 2981 2012.02.26 22:14
458 [일반] 제주도에서 숲해설가 교육과정을 받을수 있는곳이 있나요? [2] 김미정 3819 2012.02.26 21:54
457 [일반] 대통령이 지프 사줄 정도로 챙겼던 '나무 영웅'... 황승현 3106 2012.02.25 09:42
456 [일반] 어린이단체 공원이용프로그램 운영 자원봉사자 모집 사)한국숲해설가협회 2948 2012.02.24 18:03
455 [일반] 어머니와 장호원 장 가던 날... 황승현 3367 2012.02.24 16:05
454 [일반] 식물분류기사 자격시험 준비과정이 개설되었습니다 안은주 3805 2012.02.23 22:26
453 [일반] 고수 이 암 선생님과 대전 식장산 숲산책(2)... [1] 황승현 2865 2012.02.21 20:03
452 [일반] 고수 이 암 선생님과 대전 식장산 숲산책... [1] 황승현 3569 2012.02.21 20:01
451 [일반] 너무도 답답하여 글 남겨봅니다~ 충남 근처 숲해설가님 보세요. 첨부파일 [1] 석규호 3135 2012.02.21 15:00

  • 본 사이트는 이메일주소를 무단수집하는 행위를 거부합니다. [법률 제 8486호]

    주소 : 06753 서울시 서초구 바우뫼로 158(양재동 유창빌딩 4층)

    대표전화 : 02-747-6518 팩스 : 02-747-6519 이메일 : foresto123@hanmail.net

    Copyrights © 2020 www.foresto.org All right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