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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님 병환과 설 준비(조금 긴 이야기)...

황승현 | 2012.01.18 09:51 | 조회 2946


1. 저녁식사후... 봄에 캔 쑥으로 한 "쑥떡"을 펼쳐놓으시는 어머니... 쑥떡을 처음 보는 막내딸...

2. 쑥떡을 내리고... 가래떡을 내리니... 색깔이 조금 쑥 색깔이 나는군요... 쌀 두말 반(40KG 1/4분량)...

3. 쑥떡 펴시는 작업... "얘야~ 사진은 왜 찍냐..."

4. 앞에 찍었던 사진은 지워버리라며... 식탁에 펼쳐놓으시네요... "이렇게 해놓고 찍어야지..."

5. 아직도 꿈꾸고 있는 방...




대전에서 막내딸과 올라온 다음날 새벽...
잠결에 단꿈을 정리하고 있는데...
노크도 없이 내복바람으로 들어오시는 어머니...
“막내에게 전화했었냐?...”...

어제 올라오면서 전화를 드리니 아버님께서 편찮으시다고...
그래서 동생들에게 연락을 취했는데... 답장없던 막내가...
이른 아침 내려온다고 어머니께 전화를 한 모양입니다...

이름있는 건설회사의 임원으로...
새벽 4시에 출근, 밤 12시가 넘어야 퇴근하고...
주말도 회사 것이라던... “사는 것이 피를 말리는 것이라는...”...
그래서 1년에 한두번 얼굴을 볼까 말까하는 막내동생...

명절때면 몇일전 혼자내려와 선물에 용돈 두둑히 드리고..
당일로 올라가는 녀석...
그리고 살아남기 위한 전략이라고 회사 회장님과 부부동반,
해외로 골프를 치러 다니는 묘한 동생...
며느리야 그렇다 치고... 귀여운 손녀들...
보고싶은 아버지, 어머니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아침 식사전 문밖에 인기척이 나는 소리...
그 훌륭한 동생이 온 모양이네요...
반기는 어머니... 내색않는 아버님...
저도... 붓글씨만 쓰고 있었습니다...

동생복장이 출근 복장이 아니고...
그 멋스런 체구에 야전 옷차림입니다...
대학 ROTC 대표도 한, 잘 생긴 외모에... 건실한 성격으로...
어머니의 자랑이었지요...

서울 송파동 살적에...
바바리코트에 007 가방, 짧게 깍은 곱슬머리, 훤칠한 키...
단정하고 인사성 바른 동생을 주변의 어머니 친구분들이 많이 탐들 내었다는 이야기를 어머니께 듣곤 했습니다...

평소와 다른 아침상...
동생이 좋아하는 맛스런 김...
지난해 봄... 일본 원전 사고로 해산물값이 오른다기에 김을 몇톳 사들여...
여름내 냉장고에 보관한다고 고생하셨다고... 겸연쩍게 웃으시네요...

어제 오후...
아버님과 합작한 화롯불...
거실로 드리려는데...
어머니께서 문밖에 두라시더군요...

막내딸과 함께...
김을 갖고 나오십니다...
그리고 화롯불에 석쇄를 얹고...
들깨기름 바른 김을 굽기시작합니다...

지켜보는 막내딸...
저도 흐뭇하게 보았지요...

아침상을 물리고...
분위가 부담스러운지...
동생의 너스레가 시작됩니다...
“아버님, 돌아가실 듯하여 왔는데... 멀쩡하시네요...”

사실...
봄부터 겨울 초입까지 밖에서만 사셨던...
엄청 부지런하신 아버님...
텃밭가꾸랴... 잔디밭 건사하랴... 한교수네 옆집 봐주랴...
인삼공사 이 대표님 집터에 심은 소나무 관리하랴...
그리고 종친회 회장하시랴... 이천시 유교회 지역 회장님 하시랴...
인근 마을 노인양반들... 술사주고 밥사주랴...
동내집안 경조사에 상차림 등... 경우있는 지적하시랴...
마을, 학교, 면단위 행사에 촌지들고 참석하시랴...
늘으실 틈없이...
건강자랑하시고... 군대 계셨을 때보다...
더 외모 깔끔하시고 경우 있으시다고...
어머니께서 자랑 반... 푸념반이셨습니다...
“밖에서 남들에게 하는 것... 집에서 반만하라고...”

모처럼...
거실에 웃음꽃이 핍니다...

아버님 병원에 진찰하러 가실시간...
음성 금왕 삼성병원...
두 아들이 모시고 갔습니다...
커다란 동생차에 폼나게 모시고...
두 아들 경호하에...

처음 진찰은 골다공증이었다가...
지금은 허리 디스크같다고...
그래서 근육이완제 주사 맞고... 물리치료 받으신다고...

병원가시는 길...
“이곳이 다... 우리 조상님들의 활동무대였단다...”
두런두런...
지나치는 마을 이야기를 하십니다...

아침나절인데도...
병원은 만원사례...
시골병원치고는 5층 건물에 제법 큰 병원입니다...
시골 노인분들... 농한기... 병치료한다고 북적이네요...

접수하시고...
주사맞으시고...
물리치료실...
아이고... 노인환자들이 넘쳐납니다...

대기실에서...
이런저런 이야기...
동생은 ¡ PAD로 신문을 보고...
저는 탭으로 홈페이지 보고...
아버님은 그 모양을 지켜보시고...

차례가 되시어 물리치료실로...
동생에게...
지난해 사진촬영한 사진을 슬라이드로 보여줬습니다...
천여장 가까운 사진들...

근 한시간여 다보고난 동생 말...
“재미나게 살고 계시네...”

치료 마치신 아버님...
얼굴이 밝으시네요...
내려오시는 길에...
저에게는 진외가댁(할머니 친정) 친척분을 만나셨습니다...
아버님과는 이종사촌간...
한살이 많으시다고...
얼떨결에 모자를 벋고 인사를...

병원을 나서며...
동생하는 말...
“세수도 안했는데...”
“저 양반이 제주가 많으신 분이다...”
저는 어렸을적에 많이 뵈었던 분이네요...
할머니 손에 이끌려...
진외가댁을 많이 다녔었지요...

집에 도착하니...
어머니께서 밖에서 식사하실 요량으로...
채비를 하고계십니다...
거의 정장차림으로... 거울까지 보시며...

가까운 오리전문점으로...
수육을 시켜놓고...
맛나게...
음식도 음식이지만...
오랜만인 막내와 함께 하시니...
흐뭇하신 모양입니다...

오후에 올라가야한다는...
동생...
떨쌀 담가놓았다는 어머니...

어머니 성화에 못이겨...
집에 도착하여 떡쌀을 아버님 차량에 싣고...
방앗간으로...
올라가기전 한숨자며 쉬라고 했는데...
동생도 따라나서네요...

아버님 친구분이 하시는 떡방앗간...
벌써... 이른 손님이 있군요...
어머니께서는 남의 떡 나오는 것 참견하시고...
동생과 저는 가까운...
야생화 농원(물댄농원)으로 꽃구경...
10여년 전부터 천여평의 온실에 많은 야생화들을 가꿔온 곳으로...
꽃은 아직 이르다군요...
그래도, “눈꽃”, “앵초(흰색)”를 볼 수 있었습니다...

밖에 나와 계신 아버님...
그렇게 3부자가 한참을 이야기 했습니다...
경기도 이천시 율면...
이 앞길에 고려조 태조왕건이 혈투를 벌이던 장군터 이야기...
조선조 태조 이성계가 정승을 맞게될 양촌 권근선생을 상견하던 곳...
내고향이 유구한 역사의 한자락을 차지하고 있다는 말씀...
재미있게 말씀하십니다...

그래도 떡은 아직 아니되고...
동생과 저는 차에 들어가 한숨을 잦습니다...
“힘들면 회사 나와라”
“.....”

그렇게 두시간여를 기다려...
가래떡이 나왔습니다...
동생네를 위해 작은 박스에 나눠담고...
집으로...
떡을 전기로 찌다보니 시간이 많이 걸렸다고...

들어가서 떡 먹고 가라니...
선약이 있어 가야된다고...
한바탕 신강이...
김치싣고, 동생 약싣고, 떡 싣고...
촘촘히 올라가는군요...
야속한 사람...

저녁을 먹고도...
어머니의 할 일은 아직도 있습니다...
떡 널어 놓으신 다음...
빨래하신 아버님 이블 호청 누비시고...
쑥떡 주물러 펴시고...
“에고 에고... 오늘 일 많이 했다...
그래도 막내 먹거리 챙겨보내니 맘이 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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