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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생긴 개 이야기...

황승현 | 2011.12.20 20:07 | 조회 3098


1. 흰둥이가 짖지를 않아서... 거금을 들여 마실길에 보아오던 개를 가져오셨습니다...

2. 인상좋고... 붙임성있서 살갑게 굴고... 똘망똘망... 목청도 좋고요...

3. 요즈음 두 노인양반이 화로를 끼고 사십니다... 차도 끓여 드시고... 거실 전체가 훈훈하네요...

4. 개집옆 닭장의 수닭이... 새벽 3시전부터 운다고 지난여름 닭장에서 쫓겨났었지요...

5. 수닭도 수닭이고... 암닭도 까닭을 모른다는 모양세입니다...




고향 시골 산자락 전원주택...
일흔 넘으신 부모님과 큰아들이 살고 있습니다...

부산했던 여름, 가을이 지나고...
춥고 음산한 겨울이 왔습니다...
앞산은 잎사귀를 떨군 앙상한 줄기를 들어낸 나무들이
처량해 보이고...
김장 무우, 배추 거둬들인 텃밭도 휑하네요...

봄, 여름, 가을 내내 바쁘셨던 부모님들...
요즘은 한가하십니다...
마을 단체 관광도 다녀오시고...
마실도 다니시고...
장 구경에... 목욕에... 물리치료에... 여유만만이시네요...

동네로 마실 오고가시는 길...
학교앞 먼 친척집에 개가 잘 생기고, 잘 짖는다고...
몇 번을 이야기 하신적이 있는데...

본격적인 추위가 시작된 지난주...
저녁들을 드시고 한가로이 화로를 벗삼아 TV를 보고계신데...
인기척이 나더군요...

개 갖다주러 왔다고...
저야 잠옷바람이라...
두분이 나가셔서, 한밤중에 개를 인계받고...
개 목걸이에, 개 줄에... 새로온 개 들인다고 한시간여를 추위에 떨다드러오시네요...

들어오신 두분...
화로가로.다가 앉으시며...
“어~ 휴~... 이렇게 추운 날... 그것도 한밤중에... 개를 가져오냐... 내일 가져와도 되는데...”
“개는 잘 생기고 목청도 좋더라...”

마실길 오고가시며 탐이 나셨던 개인지라...
어머니도 아버님도 좋아라 하시네요...
거금 10여만원을 주고 사온 것이라고...
어머니께 10여만원은 엄청 큰 돈입니다...

개가 없는 것도 아니고...
그런데 흰둥이 개는 짖지를 않습니다...
먹이 줄 때만 생 쇼를 하며... 몇 번 짖지요...

모르는 차가 와도... 모르는 사람이 와도...
멀뚱하니 처다만 볼뿐...
어머니께서... 밥만 축내는 식충이라고 성화를 하시곤 했지요...
귀여움 못받을 짖을 하니... 매일 구박....

개집 옆 닭장에는...
앎닭 네 마리에 수탉 한 마리...
추운 겨울이라 알도 낳지를 않고...
수탉은 새벽 2시 반이면 “꼬끼오~”를 시작합니다...
지난 여름철부터...
듣다듣다 못하신 어머니께서 이른 아침 닭장를 급습하여...
수탉을 잡아 닭장 밖으로 내던져 쫓았는데...
그 독특한 버릇 못고치고...
지금도 목청이 쉰 소리로 어김없이 새벽 3시전에 “꼬끼오~”합니다...

수닭이란 놈은 꼭두 새벽부터 울고...
짖어야 될 개는 벙어리처럼 짖지 않고...
조그만 걱정거리가 있으셨는데...

이제 이름값할 개가 왔으니...
그런데 그날 밤...
개줄이 풀어져...
그 개집주인이 개를 또 가져왔습니다...
그 추운 밤에...
이제는 아버님은 나몰라라 하시고...
잠옷바람으로 제가 나가서...
개줄 새로 교체하는냐고... 생고생...

불빛에 비추어 보니...
잘 생기긴 잘 생겼네요...
개 세계의 “장동건”이랄까...

그렇게 첫날밤을...
옛집 그리워 “끙끙”대는 개소리에...
잠을 설치고...

이른 아침 운동차 밖을 나가보니...
온도계가 영하 10도를 가리키는 강추위...
개 얼어죽지는 않았는지 걱정이 되더군요...
엊저녁...
개장에 들어가지 않고 밖에서 잦던 모양인데...

멀쩡합니다...
다리를 쭉펴고...
커다른 꼬리를 흔들며...
반가워하네요...

낮에 보니 더욱 멋스럽고...
인상이 좋더군요...

먹이 준다고...
경망스럽게 촐랑대지고 않고...

개를 좋아하는 체질은 아니지만...
짐승도 정주면...
그 보답을 한다지요...
앞으로 많이 사랑해 줘야겠습니다...


http://blog.daum.net/hwangsh61/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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