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나무의 꽃말은 “님 기다림”입니다...
하얀 설원위에서 멀리 떠나간 님을 기다리며 사랑하는 님이 언제쯤 오시려나 목을 길게 빼고 기다리는 하얀 피부를 가진 어느 여인이 그 자리에 뿌리를 내리고 자라나 키 큰 자작나무가 되었다는 이야기가 있을 법한 꽃말입니다...

여름이건 겨울이건 눈처름 하얀 껍질이 신비감을 주고 하늘을 향하여 시원스럽게 뻗은 모습이 인상적인 미인나무입니다...
그러나 워낙 호리호리한 나무라 저 가냘픈 체구로 시베리아 혹한을 어떻게 견딜까? 의구심이 드는 나무이기도 합니다...

“닥터 지바고”나 “차이코프스키”와 같은 시베리아를 배경으로 하는 옛 영화를 보면 광활하게 펼쳐진 설원에 간간이 휘몰아치는 눈보라에 맞서서 쭉쭉 뻗은 늘씬한 몸매와 하얀 피부를 마음껏 자랑하는 미인나무가 나오는데 바로 자작나무입니다...

밀납성분이 있어 물에 젖어도 불에 잘 타며 나무가 탈 때 “자작 자작”소리를 낸다하여 자작나무라 합니다...
흰 껍질은 얇은 종이를 여러 겹 붙여 놓은 것처럼 차곡차곡 붙어있으며 한 장 한 장 매끄럽고 잘 벗겨지므로 종이를 대신하여 불경을 새기거나 그림을 그리기도 하였습니다...

또 여기에는 큐틴이라는 일종의 방부제가 다른 나무보다 많이 포함되어 있어서 물이 스며들지 않고 부패나 좀이 먹고 곰팡이가 스는 것을 방지합니다...
그래서 아무리 나쁜 조건, 심지어 몇천년을 땅속에 묻혀 있어도 거뜬히 버팁니다...

러시아는 자작나무 껍질에서 기름을 짜 가죽공예에 쓰는데, 이 가죽으로 책표지를 만들면 곰팡이와 좀이 슬지 않습니다...
우리에게 매우 익숙한 자일리톨도 자작나무에서 추출한 천연 감미료입니다...
“자일리톨”은 매우 효과적인 충치예방 소재로 알려져 있는데, 자작나무가 많은 핀란드는 이 성분으로 인해 세계적인 건치국으로 알려지게 되었습니다...

우리나라에서도 자작나무를 오래전부터 사용해 왔습니다...
천마총에서 발견된 천마도의 바탕은 자작나무 껍질을 여러 겹 쌓고 맨 위에 고운 껍질을 올려 누빈 후 가장자리에 가죽을 대어 만든 것이라고 합니다...

고려대장경(팔만대장경) 판재의 상당 부분도 자작나무로 확인되었습니다...
한방에서는 자작나무 껍질을 백화피(白樺皮)라 하여 이뇨, 해열 진통제로 써 왔습니다...
결혼을 다른 말로 화촉을 밝힌다고 한 것도, 촛불이 없던 시절에 자작나무 껍질로 불을 밝힌 데서 비롯되었다는 설이 있습니다...

최근에는 가구나 마루판의 재료로 사랑을 받고 있는데 이런저런 이유로 자작나무는 앞으로 우리 삶의 깊숙한 곳까지 들어올 것 같습니다...

with 휴양(2011년 전반기/국립자연휴양림)

http://blog.daum.net/hwangsh61/56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