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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계절의 진액을 품고 있는 맥문동...

황승현 | 2011.11.11 07:34 | 조회 3420


맥문동은 우리들 발아래에서 우주의 좋은 물질을 뿌리에 담고 필요로 하는 사람들에게 건네주고자 묵묵히 우리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한여름 난초 잎을 무색하게 하는 가느다란 허리를 바람에 산들산들 날리며 요염하게 자신의 몸매를 뽐내는 이 들꽃은 온통 자신감으로 가득 차 있습니다...

별의 눈을 닮은 보라색의 총명하고 영롱한 꽃살이 질투합니다...
꽃살 속의 노란 황금색 속눈썹은 보는 이의 간을 빼가고도 남습니다...
잠시 후 이 자리에는 색깔을 형용하기 어려운 열매가 맺히지요...

흙이 식물을 통해 하늘을 바라보는 듯한 총명한 눈의 반짝임이 새까만 진보라, 기름찬 진검정, 이슬 머금은 흑진주, 검푸른 보라색의 모습으로 영롱한 알갱이가 생겨납니다...

이 검은 진주알갱이 줄기를 따라 사타구니밑으로 더듬어 따라 내려가면 이제 진짜 보물이 여기에 있습니다...
바로 맥문동이라 하는 알갱이 뿌래기가 바로 이 이름 때문에 생긴 것입니다...

영롱한 별의 눈빛이 성숙하여 보라색 꽃살이 되고 총명한 진검정 알갱이로 농익어 가면 뿌리에는 사계절의 진액 덩이가 뭉쳐져 대지의 생 물질을 품고 있는 것입니다...

흙을 살살 제치고 뿌리 근처의 손톱만한 진액 덩이를 뜯어 입안에 넣고 터뜨려 보십시오...
사계절의 맛을 한꺼번에 느낄 수 있을 것입니다...
자연의 맛과 자연의 힘을 고대로 간직 하실 수가 있을 것입니다...

맥문동은 백합과에 속하는 여러 해를 살아가는 초본식물입니다...
한 겨울 눈속에서 태양의 빛을 쬐며 푸르름을 잃지 않고 자양분을 생산해 냅니다...
30cm 정도 크지요... 처음 올라오는 줄기는 씩씩하고 용감하고 시원시원하게 초록 기상을 잔뜩 담고 있어요...

잎사귀가 난을 닮았어요...
늦은 봄부터 여름까지 아름답고 앙증맞은 꽃을 꽃대에 화려한 이삭처럼 달고 있고, 가을이면 검은 열매가 소담하게 맺힙니다...
소엽맥문동, 개맥문동, 실맥문동 등의 종이 퍼져 있습니다...
다른 이름으로는 토맥동, 어자란, 애란 등으로 부르고 있습니다...

무더기로 뭉쳐 뿌리를 서로 비벼가며 살아가기를 좋아하는 것 같습니다...
옛날 고서에는 보리와 비슷하다고 해서 보리맥(麥) 맥문이라 불렀다고 합니다...

맥문동은 실뿌리 끝에 달린 작은 덩이의 껍질을 벗긴 다음 햇볕에 잘 말려 약으로 쓰는 것을 말하는 것입니다...
연한 황백색인데 훤히 들여다보이는 것처럼 속이 맑고 땅콩을 짓눌러 놓은 것과 같아요...

거심이라해서 속에 있는 씨를 뺀 것을 주로 사용하는 것입니다...
예전에는 신선의 음식으로 여길 만큼 소중히 다루어 왔습니다...
당연히 좋은 약재로 취급을 받았지요...

자주 오래 드시면 몸이 가벼워지며 무병장수 할 수 있다고 했거든요...
아무리 오랜 기간 양식 없이 굶주려도 맥문동만 있으면 용케 살아날 수 있다고 여겼습니다...

「명의별록」에는 몸을 강건하게 하고 안색을 좋게 하며 정력을 길러 주고 폐 기능을 돕는다는 기록이 있어요...
그래서 노인이나 허약한 사람 혹은 젖이 잘 나오지 않는 산모에게도 아주 좋다고 합니다...

예전에는 맥문동으로 국을 끓여 평소에도 자주 먹었다 하네요...
그러면 혈색이 좋아지고 몸이 가볍고 상쾌해지니 기운이 생기는 것은 당연하겠지요...
강장, 진해, 거담재, 강심제로 이용해 왔다하니 눈여겨보기 바랍니다...

여름에는 물에 끓여 차로 만들어 차갑게 해서 수시로 마시면 한여름 더위에 땀이 많이 나고 식욕이 떨어져 허약해져 가는데 좋고 겨울철에는 따뜻하게 해서 이용하면 좋습니다...

소주에 담가 드셔 보면 더 좋은데 항아리 가득 술을 채우고 대추 조금 넣고 맥문동은 삼분지 일이 안되게 넣어 석 달만 햇빛이 없고 바람 서늘하고 조용한 곳에다 두세요...
보물단지가 될 것입니다...

아침저녁으로 한 잔씩만 마시면 됩니다...
닭고기와 궁합이 잘 맞습니다...
피로회복이나 체력강화에 좋으니까요...

허약한 분께는 맥문동 죽을 권해드립니다...
맥문동 30g을 약간의 대추를 넣고 달여 건더기를 건져내고 쌀을 넣어 죽을 만들고 소금 간을 해서 드세요... 근육에 힘이 생길 것입니다...

대지의 정기를 고스란히 품고 우리를 위해 기다리고 계시는 분을 이번에는 자주 뵙고 서로 안부 해가며 사귀시기를 바랍니다...

e - 숲이야기(산림청, 2011.9 제51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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