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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흐의 음악을 좋아하는 식물들...

황승현 | 2011.10.05 18:52 | 조회 3786


요즘의 가축들은 일부이기는 하지만 좋은 음악을 들으며 좋은 환경에서 사육된다...
물론 거기에는 사람들의 이해가 얽혀 있지만 편안한 팔자인 것이다...
소나 가축뿐만 아니라 식물도 사람들이 가꾸어 놓은 따뜻한 온실에서 좋은 음악을 들으며 생육되는 것들이 많다...
그들은 마치 뱃속의 아기처럼 좋은 환경속에서 좋은 음악만을 들으며 자라는 것이다...
실제로 온실 속에서 음악을 듣고 자란 채소의 생장량이 좋다는 것은 눈으로 확인된 사실이다...

식물이나 가축, 사람 모두가 지구상에 존재하는 외부 환경에 적응해 있다는 사실을 곱씹어 보면 당연한 결과이기도 하다...
아주 특수한 상황 - 예를 들어 수심 수십 킬로미터의 해저 - 을 제외하고 소리와 빛의 자극이 근본적인 감각 기관의 활성체라면 식물이라 해서 사람과 다른 반응을 보일 리 없는 것이다...

빛을 놓고 보더라고 식물체가 주로 이용하는 빛은 가시광선 범위 내이다...
물론 가시광선은 사람의 능력으로 볼 수 있는 영역이기도 하다...
인류가 출현하기 전, 혹은 출현하고 얼마 동안 지구상의 소리는 우리가 지금 이야기하는 자연적인 것들 말고는 존재하지 않았다...
동물들의 경계음이나 천둥 번개 소리와 같은 위협적인 소리만 가끔 있었을 뿐이다...
사자나 호랑이의 울음 소리가 보통의 소리에 비해 훨씬 크다는 것은 뭔가 경계 상황을 알리는 데 비범하다는 증거이다...

다윈은 미모사의 수축 반응을 알아보는 실험에 나팔을 이용하였다...
비록 이 실험은 실패로 끝났지만 생물학적 혜안이 있는 학자임을 다시 한번 입증하는 에피소드이다...

조금 오래되기는 했지만 1960년대와 70년대에 미국의 많은 식물학자들이 옥수수나 다른 작물의 수확을 높이기 위해 음악을 이용한 몇 차례의 실험을 하기도 하였으며, 일부 아마추어 식물학자나 전문가들은 식물에게 끼치는 음향을 연구하기도 하였다...

대부분의 실험결과를 보면 놀랍게도 식물들은 분명히 음악에 영향을 받으며 사람에게 좋은 음악이 식물에게도 좋은 음악이 된다는 것이었다...
실례로 클래식 음악과 록 음악을 식물에게 지속적으로 들려주면 흥미로운 반응을 읽어 낼 수 있다...

옥수수, 호박, 백일홍, 금잔화 등을 대상으로 한 실험에서는 클래식 방송을 틀어 준 쪽으로 줄기가 이동하여 자라는 현상이 나타났다...
이러한 일련의 실험적 성공에 힘입어 미국의 한 음반 회사는 식물의 생장 촉진용 음반을 제작하기도 했다...
이 음반의 재킷에는 “빛의 자극이 있어야 모든 식물의 생장과 개화가 촉진되듯이 음향 에너지의 진동 역시 식물에게 유용한 영향을 준다고 가정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덧붙여 놓았다...

오늘날의 어린이들은 비디오나 TV의 과도한 시청으로 인해 뇌가 비정상적으로 발달해 있다고 한다...
좌우 뇌가 동일하게 성장하지 못하고 한쪽 뇌만 특이하게 비중이 높아졌다는 것이다...
사람이 이 정도일진대 환경에 예민한 식물들의 반응은 더욱 강도 높은 것이 될 것이다...


소리는 진동을 일으키는 원인...

소리는 결국 진동으로 전달되는데 사람에게 부드럽고 감미로운 음악은 식물에게도 역시 부드럽고 감미로울 수 있으며, 록 음악은 식물에게도 역시 소음이나 세포 전위나 활성 전위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치는 것이 분명하다...

아프리카의 한 부족은 나무를 쓰러뜨리기 위해 온 주민이 나무 주위를 빙둘러서서 사흘 밤낮을 소리지른다...
그러면 나무가 그만 혼이 빠져 쓰러진다는 것이다...

사람역시 연속적인 고음에는 쉽게 지치고 종국에는 신경질적이 된다...
사람의 소리가 혼을 빼놓는다는 말도 있다... 따라서 고성에서 나오는 진동의 격렬함은 역시 과도한 자극이 아닐 수 없다...

비행장이 있는 곳의 인근 숲에는 나무들의 성장이 느리고 꽃도 제대로 피지 않는다...
오산의 공군 비행장에서는 하루에도 수십 대의 전투기가 하늘을 가른다...
전투기는 하늘이 갈라질 듯한 진동과 더불어 엄청난 고성을 낸다...
강의실 위로 지나가는 비행기 소리는 수업의 모든 것을 삼켜 버린다...

내가 다녔던 학교 주위에는 수목원과 연습림이 펼쳐져 있다...
농업이 국가의 근간이고 그래서 농대가 대접받던 시절, 이 수목원과 연습림은 농대인의 자랑이요, 수원 시민의 자랑으로 많은 연인들의 밀어가 오가던 곳이었다...

서해 고속도로를 가기위해 새로 뚫린 도로를 달리면서 바라보는 짙은 초록의 수림대는 소중한 자산으로 여겨지기까지 한다...
그러나 비행장의 전투기는 이 아름다운 숲의 평화를 위협하는 존재가 되기 시작했다...

전투기의 성능이 개선될수록 속도에 비례한 진동과 소음의 증가는 숲의 생명력을 삼켜 버릴 지경에 이른 것이다...
일이 이쯤 되면 산을 통해 난 도로를 질주하는 차량의 소음은 그곳의 생물들에게 얼마나 큰 스트레스가 될까...

요즈음에는 클래식 음악의 유형을 소리의 크기나 음률의 반복성 등의 방법으로 분석하여 태교에 좋은 음악, 머리가 좋아지는 음악, 신경을 안정시켜주는 음악 등으로 분류하여 판매하고 있다...
식물이 가지는 소리에 대한 반응은 사람에 비하면 아주 초보적인 수준일지도 모른다...
이는 곧 사람의 가장 기본적인 감성일 수도 있다는 이야기가 된다...

식물들도 특정 작곡가를 선호한다고 한다...
많은 실험을 통해 밝혀진 바에 따르면, 식물들은 바흐의 오르간 음악을 좋아한다고 한다...
저음의 묵직한 소리가 만들어 내는 진동을 상상하면 될 것이다...
그러나 인도의 전통 음악 앞에서는 바흐도 별 효과가 없다고 한다...
결국 인도의 종교적 색채는 생물이 가지는 근원적 힘을 포함하고 있기 때문이 아닐까...
종교도 철학도 음악도 동양의 전통 쪽으로 세계의 관심이 모이고 있는 오늘의 추세는 어쩌면 생명의 근원에 대한 눈뜨기의 시작이 아닐까...

우리네 농부들은 모심기나 타작, 김매기 등 모든 농사일에서 노래를 불렸다...
동서양을 막론하고 농사를 지을 때 부르는 노래는 대개 음조가 단순하고 낮게 깔리는 특성이 있다...
해석하기에 따라 일종의 자극으로, 일종의 위안으로, 작물들에게 영향을 주었음을 상상할 수 있다...


차윤정님의 “식물은 왜 바흐를 좋아할까?”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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