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게시판

칩코 안돌란(Chipko Andolan) 운동...

황승현 | 2011.10.12 01:06 | 조회 4152

숲과 인도여성...

남녀간의 역할이 뚜렷이 구분된 인도의 산간 지방에서 여성들은 가사일 외에도 매일 취사와 난방에 쓸 땔감을 구해 와야 한다...
한때 나무들은 바로 집 앞이나 마을 주위에서 얼마든지 구할 수 있었으나 오늘날 인도의 사정은 그렇지 않다...

마을인근에서 숲이 사라지면서 여성들이 나무하기 위해 걸어야 할 거리는 점점 멀어져 일부 마을의 여성들은 하루에 왕복 7시간이나 걸리는 거리를 걸어 나무를 구해 오고 있다...
약 30킬로그램에 달하는 나무를 머리에 이거나 등에 지고 3~4시간을 걸어 집에 돌아와야 하는 고역을 이지기 못한 일부 여성은 자살까지 한다...

또한 여성들이 나무를 하거나 운반하는 과정에서 가파른 절벽에서 떨어지거나 미끄러져 희상당하는 사고도 빈번히 발생한다...

공교롭게도 인도에서 나무를 살리기 위한 투쟁은 역사적으로 여성들의 관심사였다...
인도의 통치자가 백성들의 생명을 좌지우지하던 몇 백년전 인도 서부 라자스탄 지방의 조드푸르 공국의 왕이 어느 마을 근처의 한 숲을 베라고 명령했다...
이 숲은 마을 사람들이 신성하게 여기던 숲이었다...
아미타 데비라는 여성의 인솔하에 마을 여성들은 숲으로 가 왕이 보낸 벌목꾼들에게 대항해 팔로 나무들을 감싸 안았다...

왕이 중단시키기 전까지 데비와 362명의 마을 여성들이 벌모꾼들의 도끼질에 의해 무참히 살해 되었다...
이것은 아마도 세계 역사상 나무를 살리기 위해 많은 사람들이 희생된 유일한 사건일 것이다...


풀뿌리 칩코 운동의 탄생...

그로부터 250년이 지난 1973년 3월 23일 갠지스 평야에 위치한 테니스 라켓 제조회사인 사이몬사에서 호두나무와 물푸레나무를 벌채하기 위해 산간 마을 고페쉬왈로 벌목 인부들을 보냈다...
이들이 베려고 했던 나무들은 산림청이 이 회사에 벌목 허가를 내 준 나무들이었다...
그 동안 산림관들은 고페쉬왈 마을 사람들에게는 이 나무들에게는 손도 못 대게 했다...

가난한 산간 지방 마을인 고페쉬왈 마을에서 남자들은 모두 평원으로 일하러 나갔기 때문에 여성들이 주동이 되어 벌목 대상으로 표시가 된 나무들을 감싸 안고 “나무를 베려면 나의 등에 도끼질을 먼저 하라”고 소리치며 시위를 벌여 벌목을 저지시켰다...
이를 계기로 이 마을 버스회사 매표원이었던 찬디 프라사드 밧트의 주도하에 힌두어로 “나무 껴안기”라는 의미를 지닌 “칩코 안돌란(Chipko Andolan)” 운동이 탄생되었다...

이 사건이 있은 이듬해인 1974년 고페쉬왈 인근의 레니 마을에서 한 회사가 전나무 2,451그루에 대한 벌목권을 획득하면서 문제는 더욱 심각해졌다...
수백 년 전 조드푸르의 순교자 데비를 연상시키는 이 마을의 50대 여성 칩코 운동원 가우라 데비는 27명의 여성과 어린이들을 동원하여 벌목될 나무들 앞에서 버티고 서서 시위를 벌였다...

가우라 데비는 벌목 작업원들에게 말했다...
“형제들이여! 이 숲은 우리들의 생명과 마찬가지요...
만일 당신들이 이 숲을 파괴한다면 저 산이 무너져 우리 마을을 덮칠 것이요“...
그녀는 총을 들고 서 있는 벌목 작업원 중 한 사람 앞에 다가서서 말을 계속하였다...
“이 숲은 우리를 먹여 살리는 어머니와 같소... 이 나무에 도끼질을 하려거든 나를 먼저 쏘시오”...

벌목 작업원들은 히마찰 프라데쉬의 산간 지방 출신 농부들로 가우라 데비가 하는 말을 너무나 잘 이해하고 있었다...
결국 벌목 작업원들은 그들의 임무를 완수하지 못한 채 철수하고 말았다...


칩코 운동의 확산과 성과...

칩코 운동은 1973년 탄생이래 급속한 속도로 확산되었다...
주로 산간 마을의 초등학교 건물을 이용하여 곳곳에 칩코 환경캠프장이 설치되었는데, 이는 산간 마을 주민들뿐만 아니라 외부의 학생, 학자, 마을 지도자들을 위한 회합 장소 및 교육 장소로 활용되고 있다...

칩코 환경캠프에서는 몇 킬로미터 떨어진 다른 마을까지 행진하여 채광 계획을 반대하는 인근 마을의 입장에 지지를 보내거나, 밀렵으로 멸종 위기에 놓인 사향노루의 번식 프로그램을 주도 하고 있는 정부시험장을 견학하기도 한다...

그러나 캠프 기간중 대부분의 시간은 캠프장 주변의 산간 마을을 방문하여, 각종 임산물을 채취할 때 숲과 나무가 재생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해야 할 필요성을 마을 주민들에게 알리는 데 보낸다...
즉, 지속가능한 산림 이용의 철학을 전파하는데 가장 많는 노력을 들이는 것이다...

칩코 운동은 매우 성공적이었다...
결국 중앙정부와 지방정부의 관심을 불러일으켜, 칩코 운동이 지적한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조사위원회를 구성했다...
그리고 1976년에는 36만 헥타르에 해당하는 산림에 대해 10년간 벌채금지명령이 내려지게 만드는 성과를 거두기도 했다...

칩코 운동은 또한 백만 그루이상의 나무를 심으며 인도에서 가장 성공적인 조림사업을 자체적으로 운영하는 단체가 되었다...
칩코 운동은 외지의 기업이 아닌 마을 주민들에게 혜택이 돌아갈 수 있는 조림 단지를 조성할 것을 정부에 요구하였다...

예를 들어 외부 기업인들을 위한 송진을 생산하는 소나무 단지 조성이 아니라 활엽수를 심어 산간 마을 주민들이 사료로 쓸 수 있도록 요구하였다...
칩코 운동은 산림 황폐화의 거센 물결을 막고 그로 인한 많은 피해를 줄이는 데 성공을 거두었다...
몇 십년 전까지만 해도 델리에서 산간 지방으로 가는 길가에 즐비하게 늘어선 목재 야적장들이 이 나라의 번영과 발전의 상징이었다...
그러나 오늘날 같은 도로변에 세워진 커다란 입간판에는 “자라나는 나무는 인도의 발전을 상징합니다”라는 글이 적혀 있다...

나무꾼들이여 내 말을 들어 보시오...
도끼질 당하지 않은 푸르고 아름다운
나무와 숲의 아야기를 들어 보시오...
가지를 잘라 나무가 흉한 모습으로 변하게 만들지 마시오...
나뭇잎들을 죽여 없애지 마시오...
나무꾼들이여, 숲은 우리에게 물이요 식량이요 또한 생명이오...

초등학교 교사 달라마 싱이 지은 칩코 운동의 노래가사...

http://blog.daum.net/hwangsh61/5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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