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태계에 존재하는 모든 것은 이유가 있다...
가장 작고 하등한 미생물인 박테리아조차도 제 몫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는 중요한 구성원이다...
하천의 자정작용에 관여하는 가장 중요한 생물도 바로 박테리아다...
박테리아는 생물의 사체나 배설물과 같은 유기물을 분해하여 에너지를 얻는데, 이과정에서 유기물 덩어리는 무기물로 분해된다...

이렇게 만들어진 무기양분을 하천 식물들이 흡수하여 생존의 발판으로 삼는다... 어류를 비롯한 동물들도 하천에 흘러든 유기물을 먹이로 취한다...
하천의 후미진 웅덩이에 쌓인 낙엽이나 하천에 쓰러진 나무 밑에는 주변보다 훨씬 많은 생물들이 발견되는데, 그 이유는 하천의 유기물을 먹기위해서다... 이과정에서 낙엽이나 쓰러진 나무는 잘게 부서지고 분해되어 없어진다...

한편, 하천에 사는 박테리아나 곤충, 어류 등도 육지의 동물처럼 호흡을 한다...
하천이 심하게 오염된 경우 박테리아는 분해활동을 활발히 펼치고, 이과정에서 물속의 산소를 금세 다 써버리곤 한다...

이때 신속한 산소보충이 이루어지지 않으면 하천의 어류들이 숨이 막혀 떼죽음을 당할 수 있다...
그 결과 죽은 어류들로 인해 하천의 수질은 더욱 나빠진다... 조류나 수초같은 하천 식물들이 광합성을 통해 산소를 공급하지만 하천 식물들의 광합성만으로는 산소가 턱없이 부족한 상태가 된다...

이때는 하천의 활발한 운동이 큰 힘을 발휘한다...
물의 탁월한 용해력은 공기도 녹이는데, 공기중의 산소는 하천의 수면을 통해 서서히 녹는다... 하지만 물이 빠르게 뒤섞이며 공기와 활발히 마찰하면 더 빨리, 더 많이 용해되어 하천의 용존산소량이 높아지고, 수중동물들의 분해활동도 훨씬 원활해진다...

물에 소금을 녹일 때 물을 빠르게 저으면 더 많은 소금이 빨리 녹는 것과 같은 원리다... 재미있는 것은 소금이나 설탕은 물의 온도가 높을수록 더 잘 녹지만, 기체는 물이 차가울수록 더 잘 녹는 특징이 있다...
그래서 여름보다 겨울에 하천의 용존산소량 농도가 높게 나타난다...

여기에서 한가지 주목할 점은 도시의 오염된 하천은 활발한 운동에도 불구하고 산소를 충분히 보충하지 못하는 경우가 종종있다...
이런 현상이 나타나는 것은 가정에서 하수구를 통해 흘려보낸 폐유가 물 위에 수막을 만들어 공기와 접촉을 차단하거나 세탁기를 돌릴 때 사용한 중성세제가 하천으로 유입되어 물 위에 두꺼운 세제 거품을 만들어 역시 공기와 접촉을 차단한 경우다...

따라서 건강한 하천 생태계를 복원하고 유지하기 위해서 우리 모두의 깨어 있는 의식과 노력이 필요하다...

잘 알려져 있듯 수초도 오염된 물을 되살리는 데 뛰어난 실력을 발휘한다...
물수세미, 흔들말, 검정말, 차축말 등의 수초는 오염이 꽤 심한 곳에서도 자라는데, 이러한 수초 잎에는 규조류 같은 조류나 박테리아가 붙어 살고 있다... 이것들이 물속에 떠 있는 유기물 입자를 흡착해서 분해한다...

최소영님의 "숲은 더 큰 학교입니다"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