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생물이 보금자리를 틀고 살아가는 장소를 가리켜 그 생물의 서식지라고 한다...
한 생태계 안에 다양한 모습과 특징을 가진 서식지가 있다는 것은 생물 다양성 측면에서 매우 중요하다...
한 예로, 상류와 중류에서 반복되는 얕은 여울과 깊은 소는 하천 생물의 서식지로 중요한 역할을 한다...

여울은 수심이 얕고 물 흐름이 빠르며 바닥에 자갈과 큰 돌이 많이 깔려있으며, 햇빛이 잘 든다...
따라서 돌과 자갈 표면을 덮고 있는 조류가 활발하게 광합성을 하며, 수생 곤충의 유층을 비롯한 다슬기 등이 많이 서식한다...

자연히 이것을 먹이로 삼는 여러 종류의 물고기도 모여든다...
자갈과 돌표면에는 분해자인 미생물과 원생동물도 많이 달라붙어 여울은 수질을 깨끗이 하는 정화기 역할도 동시에 한다...
또한 돌과 바위틈은 수중동물의 피난처이자 알을 낳고 부화하는 산란 장소로도 이용된다...

여울에는 풍부한 태양광선 덕분에 생산자가 많아 광합성의 부산물인 산소 공급이 활발하며, 얕은 물이 자갈틈사이로 물방울을 튀기면서 흐르기 때문에 물속에 많은 산소가 녹아든다...

여울에서 바로 이어지는 깊은 소는 물이 천천히 흐르는 웅덩이로 큰 물고기가 생활하는데 알맞은 환경이고, 여울에 사는 물고기들의 휴식처로도 이용된다...
소 바닥에 있는 진흙과 뻘은 조개류가 살 수 있는 좋은 서식지이며, 조개의 몸은 납작자루류와 중고기류의 알을 받아 수정하고 부화시키는 산란처로 이용되기도 한다...

하천종류의 여울에는 피라미, 꺽지, 참마자, 참종개가 살고, 깊은 소에는 갈려니, 붕어, 모래무지가 서식처를 서로 나누어 살고 있다...
한편 같은 여울에 사는 물고기라도 여울의 표면과 중간에는 주로 피라미나 꺽지가 살고, 바닥 가까이에는 참마자와 밀어가 차지하고 있다...
소의 표면과 중간에는 갈겨니와 붕어, 돌고기가 사는 반면, 바닥 가까운 곳에는 모래무지와 미꾸라지가 주로 살고 있다...
이와 같은 생물들은 사는 장소를 달리하여 서식지와 먹이에 대한 경쟁을 피한다...

어떤 하천이 깊고 얕음없이 전체가 평평하고, 이 평평한 바닥에 같은 크기의 자갈만 깔려 있으며, 어느 지점이나 수온과 유속마저 똑같다면 어떻게 될까?...
그 하천은 획일적인 조건에 맞는 몇몇 생물밖에 살지 못하는 단조로운 생태계를 형성할 것이다...
뿐만 아니라 획일적인 몇 종의 생물로만 구성되어 있기 때문에 홍수로 대량의 모래와 진흙이 유입되어 바닥을 뒤덮거나 수심과 유속이 증가되는 등 환경이 조금만 바뀌어도 금세 하천 생태계의 질서가 무너져버린다...

만약 이 하천이 각 지점마다 오밀조밀 다양한 깊이와 하상 재료로 이루어져 있고, 곳에 따라 수온과 유속도 다르다면 어떻게 될까?...
다양한 하천 생물의 서식조건을 만족시킬 수 있으므로 이 하천은 매우 다양한 하천 생물들을 갖게 될 것이다...

그러면 외부 환경의 갑작스런 변화로 인해 물속의 환경이 바뀌어도 하천 생태계는 유지된다...
물론 몇몇 종은 사라지겠지만 다양한 생물 구성원 덕분에 다른 생물종이 금세 손실된 생물종의 자리를 메울 것이고, 결과적으로 이 하천 생태계는 역동적이고 유연한 자세로 조화와 평형을 유지할 수 있다...
따라서 하천 생태계의 서식지 다양성은 생물종을 풍부하게 유지하는 중요한 토대가 된다...

최소영님의 “숲은 더 큰 학교입니다”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