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속정근무시 서해 백령도 아래 대청도 전개때 기상불량에 따른 입항지연으로 한차례의 결혼연기에 이어... 우여곡절 끝에 ‘86년 결혼하여 두 분의 부모님이 더 생겼었습니다...

어렵던 시절... 이화여대을 나오신 장모님... 연세대와 네델란드 유학을 다녀오셔서 60년대 경제개발 5개년 계획에도 참여하시고... 이후 대학 교단에서 제자들을 가르치셨던 장인어른...

손자손녀들의 자랑이셨고... 늘 찾아뵈오면 자상한 가르침을 주시던 분들... 그분들이 10여년 전... 그리고 올해 다시는 뵈올 수 없게 되었죠...
기억으로만 존재하시는 분들...

바다생활한다고... 동서남해로 더더욱 섬으로 두 번씩(어청도, 흑산도) 이사전전하던 딸내외를 무척이나 안타까워하셨죠...
20여년전 경남진해에 내려오셔서 손녀들에게 사주셨던 피아노는 이제... 어디 가고 없고... 그분들의 흔적 찾기가 쉽지 않습니다...

어버이날... 모처럼 함께한 세 여식들과 천안공원묘원에 계신분들을 찾아뵈었습니다... 화사한 연산홍이 만개하여 많은 참배객들을 반기더군요...
참으로 허무합니다... 꽃다발과 절 두 번으로 도리를 다하는 것인지...

그분들의 마지막을 기억합니다...
차가운 주검에 마지막 손길을 드렸을 때... 그 느낌...
지금 내가 삶의 현실에 바쁘다고 그 은혜를 잊고 지냈다는 생각에 마음 한곳이 저려옵니다... 그 싸늘함처럼...

나무의 형벌은 “움직이지 못하는 것”이라고... 사람의 형벌은 “생각이 많다는 것”... 축복은 “잊을 수 있다는 것”... 그러나 보랏빛 추억은 기억되어야겠죠... 그 은혜를 입었으니... 보답으로 내리사랑을...

저녁나절에... 아빠 엄마를 방에 감금하고... 세녀석들이 무엇을 만든다고 난리입니다... 근 2시간여만에 감금해제...
어버이날 축하케익을 만들었군요...
내가 내부모... 처가 부모에게 제대로 못하고 사니... 자식들의 정성도 감동이 덜 합니다...

살아 계실 때 잘 하라고 하던데...
돌아가시고 “사모곡”해봐야...
남으신 부모님들께 조금 더 살갑게 해드려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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