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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과 이야기하는 여자(1)...

황승현 | 2011.05.13 12:06 | 조회 3767

나는 이 세계의 중심이다... 꽃의 생물학적 본성
식물 사회의 혁명, 꽃

초창기 식물 무리인 속새류나 이끼류, 고사리는 꽃이라는 기관이 없다...
특수한 번식체를 만들어 후손을 남길 뿐이다... 이들 식물은 “홀씨”라는, 말 그대로 반쪽의 종자를 만들 수밖에 없다...
홀씨식물이라는 것이 궁극적으로 꽃이 출현하기 이전의 원시적인 식물군이었다...
한편 이들 식물은 그 엄청난 크기와 엽량에도 불구하고 곤충등에게 아무런 감흥이나 매력을 주지 못했다... 곤충이 보기에 그것들은 그저 짙푸른 배경일 뿐이었다...

지구의 변화에 발맞추어 육지로 올라온 식물들이 이루어낸 “꽃”이라는 구조는 이 지구상에 최초로 아름다움이라는 개념을 발달시켰다... 그리고 오늘날 우리들에게 먹고사는 것과 같은 삶의 본질과는 별개로 외적인 아름다움을 느끼게 하는 데 기여하게 된다...

환경을 완성하다...

꽃은 바람의 힘을 빌지 않고 꽃에서 꽃으로 바로 연결하여 번식하는 새로운 질서를 만들어나가기 시작했다...
백악기 어느 무성하고 짙푸른 숲에서 하얀 이파리를 가진 목련이 생겨났다... 상공을 방랑하던 곤충은 대번에 이 불가사의한 이파리에 매혹당하고 만다... 나비는 이 이상한 흰 이파리의 구조를 파악하여 주둥이를 변화시키려는 노력을 한다...

이때부터 곤충과 꽃의 생활은 밀접하게 연관되기 시작했으며 그 둘은 불가분의 관계를 형성하며 진화했다... 백악기 중엽에 이르면서 오늘날의 벌과 같은 곤충들이 꽃으로 분주하게 날아다니게 된 것이다... 이 우연한 창조는 지구 역사상 가장 혁명적인 사건으로 기록된다...

꽃들은 곤충을 유인하여 오래 붙잡아 두기위해 색과 향을 갖추고, 꽃잎을 더욱 교묘하게 만들어 우연히 찾아오는 방문자를 배제하는 구조적인 변화를 꾀했다... 곤충들은 이런 꽃들의 발달에 대응하여 몸체는 작고 가볍게 변했으며 주둥이와 대롱을 갖도록 진화하기 시작했다...

생물의 진화는 이제 우연이 아닌 서로간의 자극에 의해 발달하는 보다 치밀한 구조를 갖게 된 것이다...
결국 식물학에서 꽃의 탄생은 식물 사회 자체를 크게 변화시키는 동시에 꽃을 매개로 하는 다양한 생물종의 발달을 이끌고 궁극적으로 오늘날과 같은 복잡한 지구환경을 형성하는 계기가 되었다...


꽃은 양성을 아우른다...

우리의 일상에서 일어나는 여러 사건들이 남녀의 사랑으로부터 발생하고 특히 남녀가 서로 어긋나 상처내고 할퀴는 일이 벌어지면 반드시 이런 탄식이 뒤따른다...
양성이 존재하는 것은 결국 현 세대를 위한 것이라기보다는 다음 세대를 위한 것이다...

식물에는 성이 없다?

꽃잎은 신성한 임무를 수행하는 암술과 수술을 보호하는 기관이다... 대부분의 동물은 태어나면서부터 암수의 구분이 명확하지만 대부분의 식물은 꽃이 필 때까지 암수가 구별되지 않는다...

화려한 꽃은 대개 하나의 꽃에 암꽃과 수술을 함께 갖는 양성화이다...

근친결혼은 거부합니다...

자신의 꽃가루를 받는 일은 무성번식과 다름없어 성이 분리된 최초의 의도가 의미를 잃게 된다... 꽃들이 이런 위험성을 감수하면서까지 한 꽃에 암술과 수술을 동시에 지니는 이유는 비용절감 때문이다...

꽃은 자신의 꽃가루가 자기 암술에 붙을 수 없도록 여러 가지 방편을 마련해 두었다... 암술과 수술의 성숙시기를 달리하거나 아예 주조적으로 결합할 수 없는 형태를 만든 것이다...
풍매화의 경우 암술은 위를 향하고 수술은 아래로 향해 자신의 꽃가루가 위로 올라오지 못하게 한다...

미인의 눈썹처럼 긴 꽃잎이 치켜올려진 인동의 꽃은 밤이면 향기를 내어 꿀을 빨아먹는 밤나비를 휴혹한다... 꽃이 처음 필 때 꽃잎은 흰색이고 수술은 위로 암술은 아래로 향해 있다... 하지만 다음날이면 암술과 수술은 서로 위치를 바꾼다... 계속적으로 피어나는 꽃무리와 암술과 수술의 위치변동은 서로 다른 꽃가루를 받아들이는데 유리하다... 나중에 꽃잎은 황금색으로 변해, 중국에서는 이 꽃을 “금은화”라고 부른다...

가장 확실한 방법은 자기 꽃가루에 대해서 거부권 행사를 하는 것이다... 암술에는 자신의 꽃가루를 확인하는 인식단백질이 있어 자신의 꽃가루가 수분되었을 경우, 꽃가루관의 형성을 억제한다...
그러나 최악의 순간, 꽃들은 자신의 꽃가루를 받아 씨앗을 남김으로써 다음 해의 가능성을 열어둔다...


차윤정의 "꽃과 이야기하는 여자"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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