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게시판

첫 출근 소감...

황승현 | 2011.04.06 06:35 | 조회 4261


출근한다니... 어떤 분이 부럽다는군요...
제겐 부담이던데...
"멀리 보고... 천천히..."
현실에 급급해 하지말고 여유있게 행동하라는 말을 들었습니다...

평소 보다 이른 아침...
어머니의 아침식사 준비하시는 소리에 잠을 깼습니다...
0900시까지 출근인데...

아침을 든든히 먹고...
소화도 시킬겸... 평소대로... 닭사료, 개사료주고...
규칙적인 운동... 평상심으로 글씨쓰는 것도...
너무 느긋했나요... 0800시 집을 나섰습니다...
어머니 말씀이 "정장 입고 가지 그러니..."

밝은 햇살을 받으며... 자연휴양림으로 가는 기분이란...
상큼합니다... 근 1년여만의 출근이네요...
수레의산 초입의 그 멋진 느티나무... 싹을 틔우려는 듯... 예사롭지 않은 모습...
바로 옆을 지나치면서 경례를 했습니다... "겨울을 나느라 수고하셨소..."

20여분 걸려 도착... 맑은 새소리가 반겨줍니다...
팀장님 등 여려 직원들 벌써 출근하여 근무중...
반갑다고 수인사... 그리고 차 한잔...
"군수님께서 기대가 크다"고 말씀하더라고... 부담스럽네요...

다들 각자일에 바쁘니...
관리사무소 밖으로 나가... 상큼한 아침 공기를 심호흡합니다...
따뜻한 햇살... 아름다운 새소리... 사무소 주변에 식재한 다양한 색깔의 펜지꽃이 더욱 이뻐보입니다...

이제는 수레의산 정령께 신고하러 갈 시간...
"제가 왔습니다... 많이 배우고 느끼게 도와주세요..."
임도를 따라 걸어올라 갔습니다...
지난 봄철 "족도리풀"... "큰구슬붕이"를 보고 감탄하던 곳... 아직 이르다싶어 지나치고...
박새며, 어치가 반겨줍니다... 어치를 검색해 보니... 앵무새, 구관조처럼... 사람목소리를 흉내낸다고 하네요...

임도주변 조경도 시설투자한 듯하고... 저수지가 내려다보이는 곳에 전망대를 만들어 놓았더군요...
별을 관측하는 곳처럼 돔도 있고... 위에서 반대쪽 산자락을 내려다보니... 봄의 운치가 느껴집니다...
그렇게 근 1시간을 삼매경에 빠져있다 내려왔네요...

내려오면서... 저수지쪽으로 자연스럽게 발걸음을 옮겼습니다... 아직 가보지 못한 곳...
역시 희망을 저버지 않습니다...
산자락 사이에 위치한 맑은 물의 저수지... 반대편 산자락의 소나무와 어울려 경치가 일품입니다...
버들가지며 양지바른 곳에 싹이 올라오는 풀들... 궁금하여 고수님들께 사진찍어 메세지...
곧바로 답장... 갯버들 암술... 산괴불주머니...

물가에 산수유가 꽃망울을 터트렸습니다... 물과 어울려 운치가 있고요...
발자국을 따라 더 깊은 산속으로... 물길을 따라 올라가니... 때죽나무도 지천이고...
바닥에 떨어진 도톨이 깍정이도 많았습니다... 만들기 재료로 그만인데... 마음이 설레입니다...

임도쪽보다는 산행이 더디고 불편해도... 진짜 숲을 느낄 수 있겠다싶어... 숲해설 제1 코스로 잠정 정하고...
골짜기에서 길을 잃고 헤매다... 근 1시간여만에 임도로 올라와 보니... 전망대 초입입니다...
터널을 빠져나온 기분... 새소리에 휘파람이 절로 나오네요... 잠시 눈을 감고... 숲의 정령께 감사함을 전하고...
관리사무소로 내려오며... "내 삶도 긴 터널을 빠져나왔구나..."하는 긍정적인 생각이 들었습니다...

팀장님과 직원 몇몇분은 음성군에서 실시하는 식목행사가 있어서 백야자연휴양림으로 가시고...
책상에 앉아 글도 쓰고... 자료 검색도 하고나니... 점심식사시간...
사무소에서 슬리퍼 신은 채... 실내 계단을 내려가니... 깔끔한 식당...
밥을 해주시는 할머니께서... "어떻게 불러야 하나..." "황선생이라고 하세요"...

맛난 반찬에 남겨진 정겨운 식구들... 나이 지긋한 주사님... 수련원 관리한다는 성격 괄괄한 젊은 분...
제 이름과 비슷한 착해보이는 공익근무요원... 숲속의 집 청소를 하시는 또다른 할머니 한분... 그리고 말씀이 없으신 경운기로 소독 등... 잡일을 전담하시는 할아버지 등...

점심식사후...
반대편 임도를 따라 산책을 갔습니다... 생소한 곳으로...
임도주변... 오동나무며, 일본 잎갈나무... 반가웠습니다... 열매꼬투리를 달고 있어서...
식재한 산수유가 곧 터질 듯하고...
한참을 걸어내려가니... 지난 마지막 겨울 눈에... 커다란 소나무가 꺽여있네요...
안타까웠습니다... 멋찐 소나무... 이쁜 솔방울을 많이 달고 있어 더욱 그랬습니다...
근 1시간을 산책후 돌아오며 솔방울... 오동나무 열매 꼬투리... 굴피나무 열매 꼬투리를 주워왔네요...

오후에는 전단지를 작성...
"숲해설 해드립니다..." 글씨 색깔은 녹색으로... 예쁘게 작성하여... 팀장님께 보여드려서...
숲속의 집(방갈로) 16개동에 붙일 요랑으로 출력하고... 관리사무소 출입문에도 붙이고...
수레의산 자연휴양림 홈페이지에도 게시하고...
그리고 제 개인 업무를 보았습니다... 말 그대로... "논문 장절편성"... 8일까지인데... 스트레스입니다...
다른 직원분들은 주말 객실 예약전화에 정신이 없습니다...
늦은 오후가 되니 손님들이 속속 오십니다... 왜 그리 젊은 커풀이 많은지요... 20대 초반 학생들...

노트북 자판 작업을 한참 하다가 밖으로 나가 저 아래 청소년 수련원에서 들려오는 젊은 학생들 목소리에 시선이 갔습니다... 충주대학생들이 MT를 온 것이라네요... "그래 젊음이 좋은 것이여... 이 아름다운 봄날에..."

6시가 가까워 가방을 챙기는데... 바깥 화단에 물을 준다고 부산하네요... 잠시 나가 참견하고...
팀장님이 이번 주말은 쉬고 월요일 출근하랍니다...
분명 주말 근무하고 월, 목요일 쉬기로 했는데... 배려인 듯하여... 감사하다고...
식당에서 저녁준비는 하고 있는 듯... 맛난 냄새는 올라오고... 차마 저녁 먹고 가겠다는 말은 못하고...
청주에서 출퇴근 한다는 예쁘장한 젊은 주사님 등께... 촘촘히 인사후 퇴근...

첫 출근... 첫 퇴근... 상큼한 경험입니다...
수레의산 정령께서 저를 봐주고 계시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기분이 밝으니... 도착하자 마자... 서울 가신 어머니 대신 저녁을 챙겨 아버님과 식사를 하며...
전에 없이 대화를 많이 했습니다...
"그 수레의산 산자락에 절이 있었는데... 구한말... 장호원 인척집에 피신해 있던 마지막 황후(민비)가 일본놈들 피해서 그 절에서 40여일 기도를 했던 곳이다... 그리고 조선왕조 초 영의정을 지낸 양촌 권근선생 자취가 남아있고... 가까운 곳에 권근선생 3대 묘소가 있지... 옛날 우리 조상님들이 그 산까지 가서 땔감을 해오고 했단다... 점심을 싸서 구루마 타고... 지게를 지고... 우리 조상님들 숨결이 살아있는 곳이지..."

의미를 부여하니... 더욱 정감이 가고... 애뜻합니다...
더 맑은 마음으로 근무해야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내일은 아니 오늘은...
예고치 않은 휴일을 맞아 생태산행, 16기 선생님들 1박2일에 다녀와야겠습니다...
맑은 마음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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