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 해설의 전설들이
눈 속을 걸어가네
눈 뒤집어쓴 나무 보며
입이 근질거리지만
하얀 침묵 사이로
조심조심 걸어가네
첫눈의 암시는
오늘은 숲의 이야기
잠시 덮어두라는 의미
앞서거니 뒤따르니
두런두런 정담 나누며
큰 그림 그려보라고,
도봉옛길의 영화
방학동길의 옛 문화
왕실묘역길의 슬픈 역사는
눈으로 음미하고
맑은 공기로 느껴보는
숲이 풍기는 아련한 여울목,
노루처럼 걸어도
굼벵이처럼 기어도
같은 시간에 마주 앉아
등 쓰다듬는 숲의 정령들
숲으로 만난 사람
눈길에서 더 반갑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