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어머니의 정원을 산책하며...

황승현 | 2011.09.03 23:15 | 조회 3329


1. 상추를 심었던 자리에 얼가리배추와 파를 심으시고...

2. 작년에는 키만키워 태풍에 쓰러져 꽃을 제대로 보지 못해... 올해는 늦게 심어 코스모스꽃를 제대로 볼 수 있을 듯...

3. 튜울립나무 밑에서 해바라기가 그래도 잘 자라고 있네요...

4. 로변에 검정콩을 심어서... 새순을 잘라 주시는군요... 열매 많이 달리라고...

5. 배추, 무우 100여포기씩... 정성을 많이 많이 쏟으십니다... 자식들을 위하여...




퇴근하여 열무 솎아낸 씨앗채소에 따끈따끈한 된장국, 고추장을 버무려 비벼서... 소주 두잔 곁드려 저녁식사...

요몇일 따사로운 가을볕... 사람에게는 불편한 햇볕과 더위지만... 곡식들에게는 더할나위없는 축복이라더군요...
여름한철 얼마나 궂은 날이 많았습니까...

텃밭에 심은 김장용 배추, 무우가 가물었다고... 더운 오후볕도 아랑곳 않고 물을 주셨다는군요...
아버님께서... 주변 벌초도 했겠다... 심심하던 차에...

어머니께서도 뭐라고 성화를 하실려다가... 잠자코 계셨답니다...
설가지를 마치신 어머니를 따라 나섰네요...
얼가리 배추도 솎아 내시고...
김장용 파... 김도 매시고... 웬만한 농사꾼 못지않은 손놀림...
가지런한 밭...
가을꽃 만발한 정원...
어머니의 손길이 느껴집니다...
사루비아... 맨드라미... 해바라기... 봉선화... 그리고 지난해 태풍으로 쓰러져... 안타까웠던 코스모스는... 올해는 늦게 심어 적당한 키에... 꽃망울을 터트렸네요...

집으로 내려오는 로변에 심은 검정콩... 새순을 따내셨네요... 잎사귀만 무성하면... 콩이 덜달린다고...
동네 마실다니며... 들은 얘기를 실천하시는 것입니다...

텃밭은 많은 곡식들이 한창 커가고 여물어 갑니다...
들깨, 고구마, 무우, 배추...
무우, 배추는 클 고비가 들어... 제법 모습을 잡아갑니다...
아침 저녁으로 벌레도 잡아주고... 지극정성이시네요...

사이사이에 퇴비도 주시고...
오늘 아버님께서 물도 듬쁙 주셨으니... 내일 아침... 모습이 다를 거라네요...

그렇게 텃밭, 정원을 한바퀴 돌고 오니... 더부룩했던 배가 소화가 됩니다...
따사로운 햇볕이 내리쬔 날은 노을이 더욱 아름답습니다...
경남 진주에서 태평농법으로 논농사를 지으시는 분이 그러더군요...
붉은 노을이 곡식을 여물게 한다고...

오늘 오후... 봉학골 산림욕장의 주산인 음성 가섭산 자락... 수리봉(542m)을 다녀왔습니다...
계곡을 따라... 물길따라... 나무그늘 드리워진 산행길...
식재한 잎갈나무(낙엽송)가 시원스레 쭉쭉뻗은 울창한 숲... 차윤정박사가 좋아한다는 그 잎갈나무 숲입니다...

중턱을 오르니 역시 참나무류들이 숲을 잠식하고 있네요...
정상부위는 건장한 소나무들이 아직 버티고 있는데... 힘들어 보입니다...
내려오는 길...
조릿대 군락이 보입니다...
생태적으로 훌륭한 가치를 지녔다지요...
겨울눈 녹는 초봄... 먹을 것이 부족할 때... 야생동물의 먹이로... 서식지로...비많은 계절... 토사 쓸림현상을 막아주는 역할까지...
그래서 더 눈여겨 보았습니다...

두시간여의 산행... 땀으로 목욕을 한듯했지만... 기분만을 상큼하네요...
체력단련을 해야겠다는 생각과 함께...

저녁 목욕을 하고... 침대에 누워 12권의 “대망”을 읽습니다... 아직 9권...
도쿠까와 이에야스가 일본의 패권을 장악하여 막부정치를 펴나가는 시기의 내용...
“내 주변의 모든 소리가 내게는 하늘의 소리로 들린다”...
독실한 불교신자답게... 주변의 불만소리... 칭찬소리... 하늘의 소리로...

그렇게 비몽사몽간에 책을 읽고 잠이 들었나봅니다...
아침을 먹고나니...
아버님께서는 이천시 유교회에서 바닷가 삼척으로 관광을 가신다고... 나가시고...
주섬주섬 출근준비를 하는데...
밖에서 어머니께서 누구와 대화하는 소리가 들리네요...
조금있다 들어오신 어머니...
“우리집 뒤에 있는 묘에 성묘온 사람들인데... 해마다... 빈손으로 안온다... 산소 지켜줬다고... 양주를 가져왔네... 우리집 새끼들 보다 훨씬 났다...”

우리집 앞에 주차를 하고 올라가야 하니... 매번 빈손으로 오지않더군요...
출근을 하는 저에게...
“다른 사람들 보비도 하며 살아야 한다... 잡아뺀 듯 하지말고... 주변사람들과 잘 어울려 살아야지... 옷도 맨날 입고다니던 것 입고 다니면... 사람들이 질려해... 책상에서 책만보고 있어봐라... 나도 진저리 나겠다...”

근무지를 옮겼다니... 저에게 훈계하시는 것입니다...
그래서 반성하네요...
어제 출근길에는 함께 일하시는 어르신들 시원하게 드시라고 막걸리와 음료수를 사다드렸는데...
오늘은 계곡 쓰레기 줍기를 함께 하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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