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렁이는 세계 어디에나 광범위하게 분포해 있다...
무게로 따지면 땅속 생물체 전체 무게의 80%를 지렁이가 차지한다...
사람들은 지렁이를 징그럽다고 생각하지만 숲속의 폐기물을 청소하여 기름진 땅을 만드는 기여도는 실로 엄청나다...

숲토양에는 낙엽뿐만이 아니라 죽은 가지, 나뭇껍질, 종자도 떨어지며, 동물의 배설물과 사체도 생긴다...
낙엽만 하더라도 ha당 3~4ton에 이르며, 평당 계산하면 1kg이나 된다...
지금 지렁이는 썩은 나뭇잎이나 동물의 배설물 등 유기물을 즐겨 먹는다...

특히 분해되기 쉬운 낙엽일수록, 단백질 함량과 당 함량이 많은 것일수록 더 좋아한다...
지렁이는 신선한 낙엽에 점액을 분비해 잎을 눅눅하게 만들고 박테리아에 의해 분해가 진행되면 그때 먹는다...
지렁이가 먹이를 먹는 과정은 생태계 유지에 큰 역할을 한다...

동물의 배설물이나 식물의 잎은 그 자체로 흡수되기 어려워 식물의 영양분으로 쓰기 힘든데, 지렁이와 같은 토양 생물과 미생물이 이들 유기물을 잘게 분해함으로써 식물의 영양 흡수를 돕는다...
또한 지렁이의 배설물은 토양을 건강하게 만드는 역할도 한다...

지렁이는 먹이를 먹은 뒤 12~20시간 뒤에 배설하는데, 이 배설물을 "분변토"라고 한다...
분변토에는 거름 성분으로 쓰이는 N, P, K외에도 아민산, 유기물 등이 많이 함유되어 있으며, 함수성도 매우 높다...

지렁이의 생태는 토양의 순환에도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
지렁이는 낮 동안 구멍 속에 숨어 지내고, 밤이 되면 꿈틀대며 몸을 지표에 내밀고 낙엽이나 썩어가는 유기물을 삼키기도 하고 구멍속으로 운반해 흙과 함께 섭취한다...

지렁이가 먹이를 서식지까지 운반하는 과정을 통해 지표의 유기물은 땅속으로, 땅속의 광물은 지표로 순환하게 된다...
농사를 지을 때 쟁기로 밭을 가는 행위를 지렁이는 평생토록 하는 셈이다...

지렁이가 많이 사는 토양은 땅속에 많은 구멍을 통해 다른 생물들이 살 수 있는 공간이 마련된다...
또한 땅속으로 물과 공기가 잘 통하게 된다...
따라서 지렁이 서식 지역의 흙은 스펀지처럼 폭신하고 부드럽게 느껴진다...
돌을 고르고 거름을 주고 잘 갈아서 만든 비옥한 밭과 같다...

최소영님의 "숲은 더 큰 학교입니다"에서...

... 어디나 보이지 않는 곳에서 묵묵히 소임을 다하는 아름다운 손길이 있기에
삶이 윤택해지는 것이라 생각되는군요... 반성과 함께...


http://blog.daum.net/hwangsh61/45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