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 했더니 마당 한 켠에 민들레가 지천이다.
볕이 좋은 하루.. 흰 빨래를 잔뜩 내다 널고
잠시 마당에 앉아 그것들을 바라보았다.
민들레는 거친 털이 숭숭한 이파리를 가졌다.
잘못 만지면 몹시 따갑다.
그, 땅에 차악 달라붙은 채 한없이 억센 모습을 한 민들레 이파리를 보면서
문득 내리사랑을 떠올린다..
꽃이 지고나면 "민들레 꽃씨가 바람에 날리듯..' 하며
어릴 때 자주 부르곤 하던 동요의 한소절처럼
가벼운 낙하산 모양의 풀씨가 날리기 시작하는데
그 모양이 꼭 자식을 위하는 어버이의 마음이다.
자신은 바닥에 최대한 몸을 낮춘 채
위로 가녀린 대궁을 높이 벋어 올려 꽃을 피운 것은
그 풀씨들이 바람에 많이 많이... 또는 멀리 멀리 ...
그렇게 퍼져가서 뿌리내리길 간절히 원함인 듯 싶어서
무릇 모든 어버이의 아이들을 사랑함에 대하여 한 번 더 옷깃을 여미게 한다.
나의 사랑이 소중할 때
그러나 그 모든 것을 포기하며 이 악물고 서둘러 일상으로 돌아오는 까닭은
바로 내가 아비인 까닭이다..
이 봄날..
아이들이 훌륭해지기보다는
다만 행복해지기를 바라려면 비워야할 마음들이 많다는 것을
노오란 민들레 꽃들 속에서 배운다...
- 오래전 지나가다가님이 해바라기에게 주셨던 방송 사연이었습니다..
살짝이 옮겨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