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원에서 초가을에 할 일이란?...

황승현 | 2013.09.09 15:55 | 조회 2030

1. 가을은 안개의 계절인가요?...
아침마다 촉촉합니다...

2. 텃밭의 배추가 잘 자라고 있군요...
나란히...
하루가 다르게 '쑥~쑥~'...

3. 곡식이 그냥 자라는 것이 아니지요...
어머니의 정성이 있었습니다...

4. 환절기...
아버님과 제가...
감기탄다며...
약재와 함께 호박을 다리신다고...
커다란 맷돌호박을 따오셔서 닦으시네요...
"사진 찍지 말거라~"...

5. 이른 아침부터...
늦은 저녁까지..
허름한 창고 지붕 교체한다고...
힘들었지요...

6. 점심을 먹고 나오는 길...
그 사이...
따사한 햇살에...
고추를 내다 말리셨네요...

세차한 차량 와이퍼에서...
잠자리도 한목하고...

7. 다음날 아침...
건강원에 가져가신다고 챙겨나오신 약재들...
망에 들은 것은 질경이라네요...




안개 낀 이른 아침...
미남이(개) 짖는 소리에 누가 왔는가 싶었는데...
코감기로 잠을 설쳐, 조금 더 누워있었지요...

어머니의 아침준비 소리...
일어날 시간입니다...
“집 뒤 산소에 벌초 왔네, 젊은 사람들이 부지런도 하지”...

아침을 먹고, 어머니 따라 텃밭으로 올라가며...
주차장에 못 보던 차량 두 대를 눈 여겨 봅니다...
집 뒤에서는 예초기 돌아가는 소리가 들리고...

배추와 무, 열무가 잘 자라고 있습니다...
“이것도 김매주고 퇴비주고 물을 주며, 손을 보니까 그렇지, 가만 나둬 봐라 곡식 꼴이 되겠냐?”...
맞는 말씀이지요...
매일 아침저녁으로 정성을 다하시니...
밭도 정갈하게 잡풀없이 보기도 좋네요...

커다란 통을 가져다 가지도 따고, 이것저것 도와드리며 말동무하다가...
아랫 마당으로 내려갑니다...
아버님께서 나오시는군요...
오늘 창고수리를 하기로 했지요...

고향 전원주택으로 낙향하시며 지었던 작은 창고...
각종 농기구며 퇴비, 사료 등, 잡동산이가 가득한 곳...
지은지 7년여가 가까워 오니...
기둥이 썩어서 내려앉아 들어가고 나올 때마다...
머리를 부딪치게 되신답니다...
더더욱 지붕이 오래되어 삭아서 겨울눈에 내려앉을 듯하네요...

오늘도 부자지간에 말이 없지요...
엊그제 출근하는데...
“큰 애야!~ 이번 주말에 창고 지붕 새로 하자”...
오래된 목감기로, 목소리가 나오지 않으시는데 힘겹게 말씀하셨지요...

말없는 집안에서...
부모님 말씀은 곧 ‘그랬으면 좋겠다’는 거부 못하는 강요로 받아들이는 처지가 되었습니다...
그게 편하고...
당장은 아니더라도 지나고 나면...
부모님의 권유는 모두 옳더군요...

작업에 방해되는 물건들을 들어내고...
지붕으로 올라가 낡은 지붕을 걷어냅니다...
위험하네요...
내려앉을 듯하여...

모든 것이...
말은 쉬워도...
일을 하다보면, 쉬운 것이 하나도 없지요...
오전 내내 끙끙거리며, 식은 땀 흘려가며...
그렇게 낡은 지붕을 걷어냈습니다...

“식사들 해요~”...
수돗가에서 손을 씻으며 시원한 물을 벌컥벌컥 들이마셨네요...
힘든 일할 때는 물맛만큼 좋은 것도 없습니다...
점심은 호박으로 고물을 한 국수...
커다란 그릇에 열무김치를 듬뿍 넣고, 폭풍 흡입...
어머니의 음식 솜씨는 천하일미입니다...

오후에는...
내려앉은 기둥을 땅에서 들어 올려 높이고...
흙으로 다져서 고쳐 세웁니다...
지붕을 새로하는 것은 더욱 어렵지요...
올라가서 작업하는 것이라...
지붕재질이 부서지니...
못박을 곳을 드릴로 구멍을 내고 조심조심 망치로 박아 넣습니다...

작업내내...
아버님과 의견이 대립하여...
많이 속상했지요...
참다 참다...
몇마디 궁시렁대며 말대답했더니...
마무리 도움주시던 어머니께서...
입에 손을 갖다 대시며 조용히 하라시네요...

그렇게 저녁 7시가 훌쩍 넘어서야 어느 정도 마무리가 되었지요...
마음이 불편하여...
저녁먹는 것도 싫고, 씻는 것도 싫고 하여...
땀과 흙으로 범벅이 된 몸으로 방안에 들어가 누웠더니...
어머니께서 들어오셔서 눈짓을 하십니다...

대충 저녁을 먹고 침대에 누워있자니...
서글퍼집니다...
부모님 마음도 못 맞춰 드리며 무슨 뜻있는 일을 하자는 것인지...
속상한데다...
땀을 많이 흘리고, 한기가 든 가운데 목욕을 했더니 몸살기가 있고...
여기저기 아파옵니다...
그래 더 화가 납니다...

그러나 생각해보네요...
이른 아침...
돌아가신 부모님 묘소를 찾아와 벌초를 한다고 애쓰고 돌아가는 젊은 오누이 내외분들...
매년 올 때마다 내 부모에게 인사성 바르게 행동하고 정겨운 분들...
서울 올라가면서 젊은 부인이...
“아드님! TV에서 잘 보았습니다”...

그 분들...
돌아가신 부모에게...
그리고 다른 부모에게도...
잘하는 분들 생각하면...
많이 반성이 됩니다...
경우있게 행동하는 모습에...
까칠한 내모습과 비교하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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