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집 수탉의 비애...

황승현 | 2013.09.15 16:04 | 조회 2352

1. 시도때도없이 울어대고 덤벼드는 동네 싸움닭이었다는 얻어온 수탉...
이녀석 때문에 어머니도 미남이(개)도 새벽잠을 설치지요...
새벽 2시부터 울어대니...

2. 사람이 가까이 가면, 쪼으려고 덤벼듭니다...
계란을 꺼내거나, 사료를 주려면 막대기를 먼저 넣어 기선을 제압해야...
이녀석 요즈음 많이 야위었습니다...
멋스런 깃털도 성글고, 벼슬도 윤기도 없고...
그나저너 올 추석을 잘 넘길 수 있을지...





산넘어 고향마을...
동네 닭들중에 싸움닭으로 소문난 수탉을 얼떨결에 얻어오신 것이...
지난 봄...

조그만 토종닭 두 마리가 커다란 닭장을 지키고 있었는데...
개량종 커다란 흰 수탉이 들어오니 닭장이 꽉 차는 분위기였지요...
그때까지만 해도, 흐뭇하였습니다...

그런데 이녀석...
싸움닭 소문처럼...
투지력이 대단합니다...
사료를 주려고 문을 열라치면 갑자리 달려들어 쪼면서 놀라게 하여...
달걀 꺼내는 일도, 사료주는 일도 어머니는 못하시고...
아버님이 전담...

또한...
발육상태가 좋아, 털과 벼슬에 윤기가 흐르는 가운데...
목청도 엄청 크더군요...
닭장 가까이만 가도 날개깃을 부풀리고...
갑작스럽게 달려들어 놀래키며 투지력을 보입니다...
그리고 물러나는 사람을 보면서...
승리감을 느끼는지 목청껏 울어댑니다...
시도 때도 없이...

이뿐인가요...
새벽 2시부터 회를 치며 울어대는 바람에...
맞은편쪽 방 어머니께서 수탉우는 소리에 잠을 설치고 계시지요...
또한 닭장옆 개장에서 자고 있는 미남이(개)는 뭔 죄가 있는지...
그래서...
낮에 잠만 자는가 봅니다...

이놈의 수탉, 기세좋은 것은 그렇다 치고...
사랑받을 일은 못하고 대들기만 하니...
미운털이 박히게 되었습니다...

사람하고 똑같다는 생각입니다...
대화하다보면 대들듯이 하는 분들 있지요...
상대의견은 존중할 지 모르고, 자기 의견이 옳다는 막무가네식...
미울 밖에요...
표현을 안하지만...
피하고 싶고...

아뭏튼...
이녀석...
그러다 한번 혼나게 되었지요...
퇴근하여 주차장에서 내리는데...
아버님께서 밖에 나온 수탉을 닭장으로 몰고 계셨습니다...
암탉 두 마리는 닭장속에 있고...
닭장 청소하신다고 닭을 내놓으신 모양인데...
암탉은 쉽게 제집으로 들어가는데...
이 놈의 수탉은 이리 피하고 저리 피하고...
도통 들어가려 하니 않습니다...

모처럼의 자유를 만끽하듯이...
그러다 아버님이 모는 막대기에 걸려들어 얻어 맞더니...
죽었는지, 졸도했는지 축 처져서 조용하더군요...
화가 나셨던 아버님...
수탉을 닭장안에 내던지고, 집으로 들어가십니다...
아버님과 사이 안좋은데...
저에 대한 불만을 수탉에게 하신 것도 같고...
마음이 좀 그렇더군요...
미남이는 조용히 개장안에서 눈치만 보고 있고...

그날 저녁부터 다음날 아침까지...
수탉의 울음없이 조용했지요...
조금은 이상했지만...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닭장을 둘러보았습니다...
‘아니 이녀석 멀쩡합니다’...

그렇게 하루가 지나고 나니...
수탉의 거친 투지와 시끄런 울음소리가 또 계속되었지요...
더운 여름 나며, 하루 종일 울어재낀다고...
살이 홀쭉하게 빠지고...
울어될 때마다...
길게 뽑은 목의 떨이 성기어서 버얼건 살이 보이는데도...
기세 좋게 허세를 부립니다...

그래서...
사람들이 닭싸움을 즐기는가요?...
하여튼 죽을 때까지 싸운답니다...
투지력은 배울만한데...
분수를 모르는 것은 미련함이겠지요...

그나저나...
그놈의 수탉...
추석 고비를 잘 넘길 수 있을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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