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님과 과일나무에 그물씌우기...

황승현 | 2013.08.25 15:07 | 조회 2739

1. 노을빛에 곡식이 실하게 익어간다고 했지요...

2. 아침,저녁...
선선한 기운이 돌더니...
아침 안개가 자욱합니다...

옛날 국민학교 교과서에서 읽은 참나무 숲, 의인화한 동물들 이야기가 생각나네요...

3. 아침,저녁으로 산책가는 길목입니다...
나름 운치가 있지요...
저 모퉁이 돌아가면 뭐가 나올까싶고...

4. 가을은 거미의 계절같습니다...
거미줄은 주변 환경에 잘 맞추어 치네요...
다양한 거미줄을 볼 수 있는 계절입니다...

사진에서...
원형의 거미줄은 끈기가 있지만...
방사선으로 친 거미줄은 끈기가 없다지요...
그래서 거미는 방사선줄을 따라 활동한다고...

5. 이녀석은 호랑거미이지요...
밤새잡은 먹이감을 이른 아침부터 먹고있네요...

6. 왜 거미는 머리를 아래도 향하고 거미줄에 매달릴까요?...
다리의 놀림도 특징적입니다...
4쌍의 다리중 앞, 뒤다리는 그물을 잡고, 나머지 다리로 먹이감을 다루네요...

7. 이녀석이...
나팔꽃입니다...
일년생으로 크기도 작고, 잎사귀도 하트모양이거나 세가닥...
우리가 자주 보는 메꽃과는 다르게...




김장용 무, 배추를 심은 지난주에 이어...
모처럼 집에서 쉬는 주말아침...
오늘도 얼마나 더울지 안개가 자욱합니다...

엊저녁...
“아버지와 내일 아침 덥기전에 사과, 배나무에 그물좀 씌워라, 새들이 죄다 파먹어서 안되겠다”...
늦게까지 책본다고 잠을 설쳤는데...
여지없이 아침준비에 주방이 부산하고, 어머니가 현관나서시는 소리를 듣고 일어나, 텃밭으로 올라갔지요...
“여기 일할 것 없다, 내려가서 아버지와 그물 씌워라”

어머니는 열무심을 밭을 삽과 괭이로 흙을 고르고 계시네요...
제가 삽으로 퇴비 듬뿍한 흙을 뒤집어 엎었습니다...
그리고 어머니 성화에 집 아랫마당으로 내려갔지요...

과일나무에 그물씌우기 혼자는 할 수 없고, 아버님은 나오시지 않으시고...
그래, 닭장의 수탉과 장난을 쳤지요...
저하고 수탉하고는 상극인데, 녀석이 닭장 가까이만 가면, 대들면서 야단을 칩니다...
재미있기도 하고 이리저리 놀려줬지요...
전투의지는 높이사면서...

집 지하에서 작년에 썼던 그물을 내어오고...
사과나무 한그루, 배 한그루에 그물을 씌웁니다...
작년에는 과일나무주변까지 모두 둘러 그물을 쳤는데...
올해는 과일나무에만 씌우자고 하시네요...

새들에게는 조금 야박한지 모르지만...
노인양반들 정성들여 가꾸시는 과실수...
열매는 작고 볼품없지만, 그래도 가을에 자식들에게 맛보일 거라고...

그런데 그물씌우는 것...
생각처럼 쉽지않습니다...
갸날픈 그물이라 자꾸 얽키고, 그 얽킨 것 푼다고 신경쓰며 얘쓰고...
과일나무에 올리려니 가지에 걸리고...
아버님과 의견이 맞지않지만...
그래도 꾹 참고, 열심히 아버님 뜻데로 도와드렸습니다...

요령이 생기네요...
차근차근, 서둘지 않고 하니까요...
그런데, 커다란 배나무는 상황이 전혀 다릅니다...
사다리까지 동원하여 솟구친 가지를 잘라내면서 그물을 씌웠지요...
어라, 잘 달려있던 봉지씌운 배가 떨어집니다...
만져보니 주먹만한데 너무 아까웠지요...

우여곡절 끝에 그물을 씌우고 뒤처리하고 나니...
온몸이 땀으로 범벅이네요...
'No pain no gain'이라고 했던가요?...
성취감도 있고...
아버님과 의기투합했다는 뿌듯함도 있네요...

사실 도와드리며 조마조마했습니다...
아버님이 함부로 자식대하는 어투, 더 이상 그 어투에 발끈하는 아들이고 싶지 않았거든요...
어느 집안이나 자식들이 특히, 아들이 나이 지긋해지면 부모님을, 더욱이 아버지에게 반항하는 행동을
한다고 하네요...
동물학적으로도 그렇다고 합니다만...

문제는 ‘소통’이지요...
하루종일 노인 두분만 계시다보니 생각하시는 것이 외골수가 되신듯하고,
자식에 대한 못미더움이 이에 한몫 더하고...
그러니 평상시 별로 대화할 일도 없고, 아버님과 공통의 대화거리도 없다보니...
불통이지요. 불통...

이제 ‘소통’해야 할 듯합니다...
기력이 예전같지 않으시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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