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세번하는 산책...

황승현 | 2013.07.31 15:38 | 조회 2296
저는 특별한 일이 없으면 하루 세 번 산책을 합니다...
아침 식전 맑은 정신으로 하루를 계획하는 산책, 저녁 퇴근하여 소화시킬 겸 하루를 되새김질하는 산책, 그리고 삼림욕장에 출근하여 청소를 겸한 계곡산책등...

홀로하는 산책...
누구에게 신경쓸 일도, 복장에 구애받을 일도 없는 편안한 시간입니다...
더더욱 감사한 것은 산책을 함으로 해서 생각이 정리되고, 좋은 생각이 떠오르며, 신체의 신진대사가 원만해진다는 것이지요...

아침산책은 어머니께서 아침 준비하는 소리에 깨면서 시작됩니다...
아침 화장실을 다녀오고, 6시30분이면 산자락의 집을 나서지요...
반바지에 반팔티, 그리고 운동화에 챙넓은 모자, 스마트폰...
스마트폰은 마주치는 식생들 영상기록을 위해서...

이른 아침의 산책은 상큼함 그대로입니다...
먼발치 아침안개가 거쳐가며, 뻐꾸기소리의 여운이 살아있는, 아침 이슬이 떨어지는 산책길...
편안합니다...

아침 산책길은 호기심을 자극하는 식생들의 움직임이 많지요...
새로 피어난 꽃들의 화사함으로 눈이 즐겁고, 작은 곤충들의 멋스런 모습들이 발길을 잡으면, 좋은 영상을 기록하려 무진 애를 씁니다...
그러다 보면 아침 식사시간에 늦게 되지만 새롭고 신기한 식생들을 관찰한 날이면 마음이 뿌듯하지요...

출근하여 계곡 청소겸하는 산책...
제가 근무하는 충북 음성 봉학골 산림욕장에는 요즈음 휴가철이라 많은 래방객들이 다녀가셔서 쓰레기 또한 많이 나오지요...
성수기때는 근무하시는 모든 분들이 합심하여 네일, 내일 가리지 않고 쓰레기를 치운다고 전쟁아닌 전쟁을 합니다...
버리는 사람 따로 있고, 치우는 사람 따로 있지요...

복장을 간편복으로 갈아입고, 모자를 쓰고, 스마트폰을 챙겨서 등산화를 신고 나서며 쓰레기 수거봉투와 집게를 가져갑니다...
계곡을 따라 가면서 그늘집에, 물가에 버려진 쓰레기를 주워담지요...
별로 기분나쁠 일도, 마음 속상할 일도 아니지만, 남이 버리고 간 쓰레기를 수거한다는 것, 분명 유쾌한 일도 아닙니다만, 내가 깨끗하게 청소하여 래방객들이 쾌적하게 지내다 간다면, 이 또한 기뿐 일 아니겠나 싶지요...

초창기 거부반응에 비하여, 많이 좋아진 마음 자세입니다...

이 경우, 쓰레기를 채워넣는 대신 마음을 비우다보면, 횡재할 일들이 간혹 있지요...
처음 보는 생명체를 만나는 것입니다...
신비스런 기운이 감도는 버섯을 본다든지... 멋스럽게 바람을 타고 날아오르는 나비를 본다든지... 누가 봐주지도 않는데 청초하게 피어난 야생화를 본다든지...
그러다보면 흐르는 땀방울에 더욱 감사하지요...
그렇게 좋은 영상을 접하여 기록하고, 내려오는 마음은 쓰레기 봉투 무게와는 반대로 마음 가볍고, 흐뭇합니다...

하루중 마지막으로 하는 산책...
저녁을 먹고 시원한 복장으로 저녁노을 맞으러가는 산책입니다...
오늘은 어떤 모습의 붉은 들녘의 아름다움이 연출될까하는 마음으로...

하늘을 자꾸 올려보게 됩니다...
구름이 멋스러워야 황홀한 풍광이 연출되니까요...
그렇게 해지는 서쪽 들녘을 한없이 바라보노라면 마음이 평화로워집니다...
근심, 걱정도 사라지고...

되돌아 오는 길에 동쪽하늘에 달이 떠오르고, 깊은 숲속에서는 새들이 깃드는 소리가 들리고, 선선한 바람이 불어오는 농로 길을 걸어오면서 하루가 다르게 커가는 바람에 일렁이는 벼들을 바라봅니다...
유행가 가사를 읍조리며...
저 벼들이 누렇게 익어가며, 붉게 물든 들녘을 걸을 날도 얼마 남지않았다는 생각이 들지요...
곧 가을이니까요...

하루에 세 번 산책하기는 여의치 않지만...
어느 산책도 생략할 수 없는 모두가 의미있는 시간입니다...
나의 시간 시간이 그렇듯이...
twitter facebook me2day 요즘
6,253개(346/313페이지)
자유게시판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날짜
공지 모바일 홈페이지 PC모드 작동법 한국숲해설가협회 81185 2020.08.14 15:59
공지 자유게시판 이용 안내 [4+1] (사)한국숲해설가협회 103506 2012.09.04 10:37
공지 협회 강의장 움터 대여 안내 (사)한국숲해설가협회 105995 2012.05.11 17:39

  • 본 사이트는 이메일주소를 무단수집하는 행위를 거부합니다. [법률 제 8486호]

    주소 : 06753 서울시 서초구 바우뫼로 158(양재동 유창빌딩 4층)

    대표전화 : 02-747-6518 팩스 : 02-747-6519 이메일 : foresto123@hanmail.net

    Copyrights © 2020 www.foresto.org All right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