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와 감자를 캐면서...

황승현 | 2013.07.01 11:16 | 조회 2252

1. 하나, 둘, 셋...

봉학골 연못에 수련과 노랑어리연이 한창입니다...
꽃몽우리도 앙증맞고...
활짝핀 수련꽃은 정교한 그림같고...
왼쪽의 물속 개구리도 귀엽네요...

2. 아침산책길에 만난 꽃...
'눈물로 고할 그 무엇 있는 것처럼...'

나팔꽃?... 메꽃?...
메꽃은 잎사귀가 갸름하고, 꽃색깔은 흰색과 연분홍색이라고...
그러면 메꽃인가요?...

3. 장맛비 오기전...
더위를 피해 저녁 해질녁지나 가로등 불빛에 의지해 감자를 캐시는 어머니...
오른쪽으로 파, 오이, 토마토 고랑이 보이고...

감자는 습한 곳에서 잘된다고 합니다...
줄기, 잎사귀가 부실하여 크게 기대를 안했는데...
실한 감자가 올라오니 캐는 재미가 쏠쏠하다시네요...

4. 왕성했던 애벌레들의 활동이 뜸하니...
거미들이 나타나는군요...
정교한 거미줄이 아침이슬에 확연히 들어납니다...
먹이 사냥은 이슬이 말라야 가능하겠지요...

5. 새벽안개...
여름의 폭염을 예고하는듯...




저녁식사후 선선한 기운에 산책을 나가던 중, 텃밭일 하시는 어머니를 도와드렸습니다...
“장맛비 오기전에 감자를 캐려고 한다, 나는 감자캘테니, 창고에 가서 외발수레에 말뚝박을 것 하고
끈을 가져다 파좀 묶어라, 자꾸 쓸어지네~”...
아버님은 일찌감치 샤워하시고 내일 아침일찍 파주 시제모시러 가신다고 쉬고 계셨지요...

감자 다섯고랑...
어머니 혼자 낫으로 줄기를 걷어내고 두고랑을 캤는데, 밤톨만한 감자만 나오니, 재미없으시다고,
내년에는 감자심지 않으시겠다고 하시며 두런두런 혼자 이야기하십니다...

제법 큰 파 고량에 말뚝을 뛰엄뛰엄 박고, 줄을 연결하여 쓰러지지 않토록 야무지게 묶었지요...
아랫 텃밭은 고랑으로 심은 것이 아니라서 빙 둘러 말뚝을 박고 줄을 연결하여 중간중간 묶었습니다...
어머니 이야기 들어가며...
“아이고야!~ 이번 고랑은 씨알이 굵다 굵어~, 신통방통하네, 고것참! 닭똥거름을 많이 했더니,
그래 그런가 보다~”...
인근 밭에서 감자수확하는 것을 보셨는데 다들 씨알이 그만그만하더라고,
올해는 가물어서 그런지 재미못볼 것 같다시며, 큰 기대 안하고 세 번째 고랑을 파니,
씨알이 제법크고 많이 달려서 마냥 즐거워하시네요...

옆밭에서 밭일 마무리하던 아저씨가 다가와, “감자 괜찮게 나와요?”
“그러게요, 기대를 안했는데, 제법 크네요, 세상에~”
“감자는 밭이 물기가 어느정도 있어야 잘 돼요, 그정도면 잘 키우셨네~ 뭐니뭐니 해도 수확할 때
재미가 있어야지요...수고하셔요~”...
어머니께서 일전에 노는 밭에 들깨 고랑을 만든다고 날 더운데 고생한다며, 음료수를 갔다주셨는데,
그 양반이 아는 체를 하시는 것입니다...
“사람사는 게, 그런 게 아니다, 날 더운데 내집 가까이에서 욕보는데, 나몰라라 하는 것도 경우가 아니다싶어,
시원한 음료수 한 병 갔다줬더니, 그렇게 나에게 인사성밝게 하는구나”...

외발수레에 감자를 실어다 현관안에 들이고, 빈박스를 가져다 감자를 담습니다...
날은 어두어지고 소낙비가 내리려는지 후덥지근하네요...
길가 가로등 덕에 늦게까지 작업을 했습니다...
감자줄기 걷어내고, 비닐걷어내어 물길 파인데다 묻고...
시커먼 구름이 몰려오기에 나머지는 내일 캐신다며 뒷정리를 하십니다...
어머니와 내려오는 길에 뻐꾸기와 비둘기 울어대는군요...

집에 들어와 샤워를 하고나니 장대비가 쏟아집니다...
어머니는 내일 감자캘 걱정만 하시네요...
“비닐을 괜히 벗겨냈나? 소낙비가 이리 올 줄 알았나?”...
모처럼 기분좋은 수확에, 베란다의 향진한 ‘천사의나팔꽃’향기를 맏으며 연속극을 보시다 꾸벅꾸벅 조십니다...
“어머니 들어가서 주무셔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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